지난 2001년 퇴계 이황 선생의 진성 이씨 문중과 남명 조식 선생의 창녕 조씨 문중이 두 성현의 탄신 50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기 념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흔히들 영남 유학 을 대표하는 두 선생이 대립과 경쟁관계에 있 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두 선생은 서로 존경하고 흠모하던 사이였다.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서신은 수십 번 주고 받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에 두 문중이 두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아 행사를 가진 것 이다. 대구지역에서 서예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도진 법무사(대구경북지방회 부회장)는 자 랑스럽게도 퇴계와 남명 두 선생의 시를 대한 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에 출품하여 두 작품 모두 특선 입상을 하였다. 출품연도가 2019년과 2020년도인 것을 봐서 두 문중의 행사를 의식 한 것 같지는 않지만, 평소 두 선생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필자에게는 반가 운 소식이었고, 김 법무사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9월 18일, 포 항까지 먼 길을 나서게 되었다. 어린 시절 어머님이 가르쳐준 서예, 지금까지 정진 중 “어린 시절 어머님이 붓글 쓰실 때 옆에서 먹을 갈아드리면서 서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붓을 잡은 어머님의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님은 옆에 앉아 구경하는 어린 아들에게 붓 잡는 법을 가르쳐주시고, 먹을 갈고 찍어서 한 획 한 획 긋는 법과 정신자세와 태 도를 아주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삐뚤삐뚤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그때의 어머님 가 르침이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가 중요한 것이 아 니라 붓을 잡을 때는 항상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지요.” 글·취재 / 김종모 법무사(서울중앙회) · 본지 편집위원 “붓을 잡을 때는 스스로에게 진실해야 합니다” 퇴계와 남명의 시로 국전 수상한 서예가, 김도진 법무사 54 법무사 시시각각 화제의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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