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12월호

엄마와 단둘이 살던 9살의 베스는 교통사고로 고아가 되 어 보육원으로 들어가게 된 다. 그곳에서 친구 졸린을 만 나고, 보육원에서 주는 신경 안정제를 자기 전에 먹어보 라는 졸린에 말에 베스는 초 록색의 신경안정제를 먹기 시 작한다. 수학적 머리가 뛰어났던 베 스는 수업시간에 문제를 다 푼 후 심부름으로 보육원 지하실 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보육 원 관리인 샤이벨을 만난다. 샤이벨은 체스 판을 앞에 두고 흑, 백 두 말을 움직이 며 시간을 보냈는데, 베스는 이 광경을 오랫동안 지켜보 다 샤이벨에게 체스 두는 법 을 배운다. 명석한 베스는 빠르게 체스 의 공식과 전략을 배웠고, 곧 샤이벨을 이기는 경지가 된다. 15살이 된 베스는 한 가정 집에 입양되고, 체스만이 유 일한 친구였던 베스는 도시에 서 주최하는 토너먼트 경기에 나가고자 한다. 베스는 샤이벨에게 편지 를 해 참가비를 빌린다. 마침 내 대회에 참가한 베스의 체 스 역사가 시작된다. Synopsis 면서 많은 상금을 타게 된다. 앨마도 베스의 성공을 크게 기뻐하지만, 베스의 경 기를 따라다니며 술과 음악에 빠져 살게 된다. 베스도 점점 앨마를 닮아가고 어린 나이부터 술과 담배를 시작하며, 쾌락과 중독의 길로 들어선다. 베스의 이런 행동에는 사실 원인이 있다. 보육원에서 안정제를 받아먹던 시절, 체스판과 말을 가지지 못한 베스는 자기 전 안정제를 두세 알 먹고 천장에 상상으 로 보드를 그린 뒤 머릿속으로 체스를 두면서 연습을 하고, 베스의 유일한 스승이 었던 샤이벨이 알려주지도 않은 전략을 스스로 깨치곤 했던 것이다. 친구 졸린은 베스의 약물 남용을 경고하지만, 당장 체스를 두고 싶은 베스에게 친구의 말이 들어올 리가 없었고,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제에 대한 강한 집 착을 보이게 된다. ‘킹’에 맞서는 ‘퀸’의 매력 고아, 보육원 학생, 체스 신동, 약물과 알코올중독 등 여러 인생의 파고를 넘나 들었지만, 체스에서만은 놀라운 집중력과 실력을 보여주었던 베스가 결코 이길 수 없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러시아의 플레이어 ‘보르고프’다. 베스는 그와의 대결에 앞서 러시아어 수업을 듣기도 하고, 그가 참가하는 대회 에 참여해 여러 사람들을 꺾은 끝에 그와 대결을 하기도 했으나 그를 이길 수는 없었다. 승부욕이 강한 베스가 보르고프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여정은 마 치 체스판 위에서 상대방의 말 ‘킹’을 향해 점점 수를 조여 가는 것처럼 보인다. 베스에게 인생은 체스판과 다름이 없고, 그중에서 베스는 가장 능력이 뛰어난 말 ‘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바로 앞서 말한 베스의 인생을 체스판 위 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스스로 혼자라고 느끼고 혼자서 거의 모든 행동을 했 던 베스는 원하는 곳이 어디든, 그곳이 얼마나 멀든 가깝든 빠르게 갈 수 있는 ‘퀸’이었고 그 옆엔 베스의 소중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슬프게 헤어졌지만 자신의 모습을 물려준 친엄마, 체스를 처음 알려줬던 샤이 벨, 보육원의 유일한 친구 졸린, 베스를 항상 믿어줬던 양어머니 앨마, 체스 경기 에서 만난 쌍둥이 형제, 처음으로 우승을 안겨줬던 해리, 그랜드 마스터 베니 등 베스 주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인물들이 말들로 각자의 자리에서 이 게임의 승리 를 이끌어내기 위해 베스를 도와주고 있다. 이 작품은 가슴 따뜻한 여러 드라마나 영화들에 비해 마음을 움직이는 울림 은 조금 약할지 모르지만, 엄청난 흡인력으로 생소했던 체스의 세계로 빠져들게 해준다. 그리고 체스의 세계를 맘껏 누비고 싶었던 한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강한 여운을 선사해 줄 것이다. 87 법무사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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