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한 해는 참으로 길었습니다 코로나19의 무차별 공습으로 일상은 무너지고 일터는 문을 닫아야 하는 미증유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불 꺼진 식당 안에는 홀로 소주잔 기울이는 주인의 처량한 한숨 가득하고 텅 빈 거리에는 횅한 바람만 불어올 뿐 코로나19에게 처절하게 짓밟힌 경자년은 우리들 가슴에 검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개울물이 흐르고 꽁꽁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푸르름을 놓지 않는 보리싹처럼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봄은 오나니 신축년 새해에는 원영래 법무사(강원회) · 시인 신축년 새해에는 코로나19를 이 땅에서 몰아내어 얼어붙은 가슴마다 따뜻한 인정이 강물처럼 흐르게 하시고 빗장 지른 일터마다 대문 활짝 열어 손님 맞게 하시며 텅 빈 교실마다 재잘대는 어린이 웃음소리 충만케 하시고 거리마다 신의 은총에 감사하는 인파로 가득 차게 하소서 신축년 새해에는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건져 올리게 하시고 실종된 시간만큼 더 큰 보람으로 가득 채우는 그런 한 해 되게 하소서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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