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2월호
처리 능력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정법원의 심판 또는 후견 계약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 및 일상 생활에 관한 폭넓은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 된 제도로서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종전의 금치산·한정치산제도가 폐지되고 이를 대 체하는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금치산·한정치산 제도는 경제적 문제에 대한 지원에 국한된 제도로서 후 견인의 임무수행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금치산·한정치산의 선고사실이 가족관계등록부 에 그대로 공시되어 개인정보가 침해되는 것은 물론 금 치산·한정치산자의 법적, 사회적 지위가 박탈되는 등의 문제로 인하여 현실적으로는 많이 이용되지는 않았던 제도다. 그러나 성년후견제도는 피후견인의 의사(잔족의사 능력)와 복리(치료·보호)를 최대한 존중함을 기본 이념 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후견인이 그 부족한 부분을 보완 하여 줌으로써 피후견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질병이나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 된 생각은 이 고통의 끝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것이다. 특히 치매 또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장애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지치게 한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현재 치매환자 소 유의 금융자산이 전체금융자산의 10%가 넘는데, 2017 년 143조 엔에서 오는 2030년에는 215조 엔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반 면, 한국은 치매환자가 약 8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 나 그들의 자산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치매는 환자 본인의 자아상실은 물론이고, 소유하 고 있는 재산 역시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치매환자의 가족이 입원 등 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환자가 거래한 은행에 찾아가 돈을 인출하려 해도 거부당하는 일이 빈 번하다. 더욱이 아직 상속도 이루어지기 전인데도 치매환자 의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환자의 입 원비, 치료비, 생활비 등을 당장 지출하지 못해 제때에 적 절한치료와보호를받지못하는경우도발생하고있다. 성년후견제도는 바로 이러한 때, 법원이 성년후견인 을 선임하여 치매환자가 치료나 요양, 보호 등을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치매환자의 의사능력을 최대한 존 중하여 본인의 의사대로 부족한 행위능력을 보완해 줌으 로써사회구성원으로살아갈수있게하는제도이다. 신청인과의 만남(사건의 요지) 필자가 신청인을 만난 것은 신청인이 1심에서 성 년후견개시신청을 하였다가, 6개월여의 심리 끝에 기각 을 당한 심판문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왔을 때였다. 신 청인은 70대 후반의 남성으로 그동안 재판 때문에 지치 고 힘들었는지 기운이 없어 보였고, 거기다가 심한 청각 장애까지 있어 큰 소리로 대화를 하였는데, 옆 사무실에 피해를 주게 되어 결국에는 필담으로 상담을 하게 되었 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신청인은 6.25 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군에서 살다 가 월남을 하였다. 부모는 2남1녀의 자녀들만 강화도로 피난을 보냈다. 1주일 후에 도착한다던 부모는 영영 소식 이 없었다. 다행히 먼저 월남해 강화도에 살고 있는 삼촌 집에서 고등교육까지는 받을 수 있었다. 사건본인은 신청인의 큰누나로 여자상업고등학교 를 졸업하고 곧바로 은행에 취직을 하고, 나머지 동생들 도 취업을 해 독립해 살았다고 한다. 은행에 다니던 사건 본인은 건설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였는데, 그 사람에게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 이미 3명의 자녀가 있 었다. 그래서인지 사건본인은 평생 자녀를 출산하지 않 았고, 전처 자식들만을 양육했다. 결혼한 배우자는 사업수완이 좋아 많은 돈을 벌어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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