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5월호

몇 개월 전 필자가 소속된 서울중앙회에서 팩스로 공문이 왔다. ‘㈜로플러스’라는 회사가 개발한 등기부등 본 및 토지·건축물대장을 자동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프 로그램(C7)을 소개하고, 서울중앙회가 위 회사와 사용계 약을 체결해 사용료를 지급할 것이므로, 소속회원들은 무료사용이가능하니사용신청을하라는안내문이었다. 필자의 사무실은 등기부등본 등을 대량 발급할 일 이 없어서 무심코 넘어갔는데, 계속해서 이용을 권하는 안내 공문이 오기에 궁금증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대법 원이 차세대등기제도의 구축에 본격 착수하였고, 위 프 로그램을 전자등기에 응용하거나 본직본인확인제도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 4월 19일, 개발자인 원종채 법무사(서울중앙회)를 만나 보았다. 법무사는매뉴얼기획, 전산화구축은프로그래머가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리 하는 업무과정을 전산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진작부 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기초자료만 입력하면 그다음 과 정을 맡아서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동일한 작업을 일일이 반복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원 법무사는 일찍부터 전산화의 필요성과 효용성 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으나, 수많은 법무사 업무 중 선뜻 어떤 것부터 시작할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은행 말소센터에 파견 나가 있는 직원이 작 업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사무소는 12년 전부터 은행 근저당권 말소 업 무를 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직원이 은행말소센터 에 상주하면서 하루 수십 건씩 처리하는데 업무유형이 거의 같습니다. 특히 등록세 신고·납부 업무는 똑같은 내 용인데도매건마다일일이정보를입력해야하지요. 사실 숙달된 직원이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작업 을 하니 업무처리와 거래처 관리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돈 버는 데는 문제가 없었죠(웃음). 하지만, 손 가락 관절염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고생하는 직원을 보 니 그 업무량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일 처음 전산화하기 시작한 등록세 자동 납부 프로그램은 1년여 작업을 거쳐 완성되었다. 그러나 원 법무사는 이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겸손해한다. 법무사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업무 흐름도를 설명하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전산화 과 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획 부분인데, 업무를 아는 법무사 라면 누구나 이러한 흐름도를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매뉴얼이 완성되었다면, 이제는 프로그래머가 매뉴 얼의 내용을 이진법인 전산 언어로 번역해 컴퓨터에 장 착하는 작업을 하면 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프로그래머를 만나는 일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지인의 소개 등 여러 경로로 프로그래머 를 만나 협의를 하게 되는데,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계약에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지요. 저는 다행히도 성실하고 능력 있는 프로그래머를 만나 순조롭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등록세자동납부프로그램등 3개프로그램개발 원 법무사는 법무사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저는 프로그래머도 아니고, 전산에는 문외한입니 다. 그러나 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전산 프로 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다면, 등기전문가인 법무사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전산화가 필요하다 고 느끼는 업무가 있다면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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