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5월호
이 강하지 않고, 재료가 싱싱해 저절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시골 할머니가 만들어주던 소박한 맛이 난다. 집에서도 이런 수준을 요구한다면 당장 쫓겨날 텐데, 아 무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맛이다. 자연식이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만하고, 나이 든 어르신들이라면 옛 생각에 더 욱 좋아할 만한 찬들이다. 식후만족감까지완벽한청국장 주 요리인 청국장은 짜지 않고, 구수하고 담백하다. 국물이 걸쭉해 그냥 떠먹어도 전혀 부담이 없다. 보통 청 국장은 냄새가 강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이곳 청국장은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씹을수록 부드 럽고 달콤하기까지 하다. 보약 같은 느낌이랄까. 청국장과 함께 나오는 보리밥은 토실토실한 알갱이 가 아주 건강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가정식에서는 밀 려났지만, 이렇게 야외 음식점에서라도 별식으로 만나 볼 수 있어 반가운 보리밥이다. 밑반찬과 청국장과 보리밥, 비빔용 야채 등 완전한 한 상이 차려지면 이제 보리밥 위에 야채와 나물을 얹 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취향에 따라 넣은 다음 이리저리 잘 비벼 섞은 후 한 입 떠먹어 본다. “오~!” 절로 감탄사 가 날 만큼 맛있다. 원래 먹는 것은 먹을 때의 식감도 중요하지만 먹고 난 후의 식후감이 더 중요한 법이다. 먹을 때만 반짝 맛 있고 식후감이 나쁜 음식이 있는가 하면, 먹고 나서도 잘 먹었다는 느낌에 만족감이 오래가는 음식이 있다. 여 기 청국장이 그렇다. 식후감이 든든하고 편안하다. 맛있게 한 상을 비웠다면, 이제는 셀프바에 있는 미숫가루 슬러시를 먹어도 좋다. 입안을 상큼하게 정돈 해주는 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비 오는 날, 지인들과 막걸리 한 병 놓고 구수한 청 국장 떠먹어가며 담소를 나누어도 좋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모시고 옛 정취를 느끼며 맛있는 청국장 한 상을 나눠도 좋다. 서초동에 올 일이 있으면, 한 번씩 들러보 시기를 권한다.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인이나 손님을 만나면 항상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는데, 다들 제각각의 답변이긴 하나 특히 건강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 함께 갈 만한 사무실 근처의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점은 없을까? 그러다 우연히 사무실 가까운 곳에서 ‘마음은 콩 밭에’라는 음식점을 발견했다. 웬 콩밭? 독특한 이름에 호기심도 생기고, 두부집인가 싶어 한번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청국장 전문집이었다. 주인장이 누구인지 식당 이름 한번 잘 지었다. 청국장은 청나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 다. 어느 학자에 의하면 청국장이 문헌 기록에 처음 등 장하는 것은 2,200여 년 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기 록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수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 진 음식이라고 한다. 그런 청국장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어서 그런 지 ‘마음은 콩팥에’는 그 외관부터가 오래된 한옥으로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웬만한 정성으로는 관리 가 어려운 곳이 한옥인데, 깨끗하게 보전되어 있어 주인 장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모임을 할 만한 여러 공간들 도 있고, 화려하지 않게 잘 정돈된 식탁들이 손님을 기 다리고 있다. 마치 조선시대, 지나던 과객이 머물던 양반 집 사랑채에 와 있는 것 같다. 푸짐한밑반찬, 싱싱한재료, 소박한맛 ‘마음은 콩밭에’의 주 메뉴는 보리밥에 청국장이 다. 여기는 주문하고 나면 일단 반찬부터 놀라게 한다. 시래기나물, 도토리묵, 가지볶음, 열무김치, 코다리조림 으로 구성된 다양한 밑반찬은 소식하는 분들에게는 약 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푸짐하고,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밑반찬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 요리인 청국 장과 보리밥이 나온다. 함께 비벼 먹는 야채로 구절판에 버섯, 생채, 콩나물, 시금치, 상추, 부추, 그리고 김이 따라 오고, 입맛대로 먹을 수 있도록 고추장과 참기름은 별도 제공된다. 밑반찬은 그 하나하나가 모두 맛있고 깔끔하다. 간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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