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6월호
전기없이살수없는시대 코로나 상황이 한창 좋지 않던 지난여름,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 아서인지 아파트 전체가 예고 없이 정전되었다. 습하고 끈적한 여름철 공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던 에어컨이 탁 꺼지고, 전등과 TV, 냉장고 등 모 든 가전제품이 작동을 멈추었다. 휴 대폰과 아이패드는 있었지만, 와이 파이도 끊긴 데다 배터리가 넉넉지 않아자꾸들여다보기도겁이났다. 세 시간 정도 지나고 전기는 다 시 들어왔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 고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무기력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단 몇 시간도 전기 없이 살 수 없는 시대에 우리 는 살고 있다. 하지만 그토록 편리하고 고마 운 전기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지 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탄소 중심 인프라는 화석연료의 개발과 사용 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마치 물고기가 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듯, 우리 는 아무렇지도 않게 플러그를 꽂아 휴대폰을 충전하고, 밝은 형광등으 로 저녁 어둠을 몰아내며 텔레비전 을 시청한다. 특히 디지털기기가 점 점 보편화되면서 전기는 점점 더 우 리 삶과 불가분의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집 안 곳곳의 콘센트를 보며 저 멀리 발전소에서 대기 중으 로 내뿜는 온실가스를 상상하는 사 람은 많지 않다. 전기를 만드는 발전 소는 대개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화 석연료를 태워 전력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꾸준히 생성 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력 생산만이 온난 화의 주범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그림 1>(뒷장)에 나와 있 는 것처럼 전력 생산은 온실가스 생 성의 3분의 1 미만을 담당한다. 시 멘트나 철강의 제조, 목축과 낙농업 등에 비해 기후변화에 절대적으로 더 큰 책임이 있지는 않다는 소리다. 전기생산에도화석연료가사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 분야 는 대개의 국가에서 기후변화 완화 노력의 가장 주력 분야 다. 현대 인류 는 전력 공급 없이 살 수 없으며, 개 도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앞으로 에너지 수요량은 증가할 날만 남았 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력 생산에서 야기되는온실가스를최대한줄이는 것이 향후 에너지 미래의 가장 중요 한과제라고볼수있다. 빌게이츠도최근저서 『기후재 앙을피하는법』에서이렇게말한다. “아마도 누군가 나에게 요술 지팡이를 주면서 이것을 흔들면 기 후변화의 요인들 가운데 하나를 획 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전기 생산’이라고 말할 것이다 (p.140).” 최근 친환경 분야의 화두 중 하나는 ‘전력화(electrification)’다. 아마도누군가나에게 요술지팡이를주면서 이것을흔들면 기후변화의요인들가운데 하나를획기적으로 개선할수있다고한다면, 나는 ‘전기생산’이라고 말할것이다. - 빌게이츠 “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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