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친구 J는 부쩍 밝아 보입니다. 2년 전만 해 도 위장장애, 두통 등 몸 여기저기가 좋지 않아 순회하듯 병원 을 다녔던 그였지요. 그런데 이제는 에너지가 넘쳐 보였습니 다. 무엇보다 표정에서 생기가 느껴졌어요. 우울해하고 지쳐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다행스러움을 넘어 기쁜 마음에 물었지요. 비결이 뭐냐고. 돌아온 대답은 ‘운동’이었습니다. 작년부터 매일 아침 요가와 필라테스를 했는데, 건강이 좋아진 건 둘째 치고 마음이 건강 해진 걸 느낀다고 해요. 쉽게 우울해지고 무기력에 빠지던 증 상이 없어지고, 부부 사이나 육아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덜하 다고 합니다. 그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는 뜻이겠지요.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 상호 영향을 줍니다. 스트레 스를 받으면 두통이 생기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지요. 원인 모 를 신체 증상에 ‘신경성’이라는 이름이 잘 붙는 것도 그만큼 정 신적인 문제가 신체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면, 오랫동안 병치레를 하면 마음이 허약해지는 것처럼 육체가 정신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아플 때뿐 아니라 일상생 활에서 가슴을 쫙 펴는 행동만으로 당당해지는 기분이 들고, 어깨를 주물주물 마사지만 해줘도 시원한 기분이 드는 것도 몸이 마음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지 몸을 활용해 마음이 나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아플 때일수록 몸을 잘 챙기고, 몸이 힘 들 때일수록 마음을 잘 보살펴 서로 선순환 되게 해야 합니다. 요즘 마음이 힘들어 고민이라면, 몸부터 먼저 챙겨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나눌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내는 방법으로서, 몸을 돌보는 법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몸을 잘 알아야 마음이 덜 괴롭다 평소에 우리가 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자 신의 몸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너무 뚱뚱해, 살을 빼야 해, 다리가 짧아’와 같은 평가를 하게 되지는 않나요. 거 울 속 자신의 몸을 보면 매체에서 보았던 날씬한 몸과 비교가 되어 미워지기도 하고요. 이처럼 신체는 돌봄의 대상이 아닌 쉽게 평가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신체는 나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나 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중요한 ‘나’이죠. 영국의 정신분석 가 수지 오바크(Susie Orbach)는 자신의 저서 『몸에 갇힌 사람 들』에서, 몸에는 유년기의 기억과 부모의 양육 방식까지 우리 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깃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4, 5세 이전의 일들을 기억해낼 수 없지만, 몸에는 그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몸의 습관적인 움직임이나 자세의 흔적도 남아 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사건 을 겪은 후에는 당시 신경계의 반응이 해소되지 못한 채 몸 안 에 남아 계속 심리적 후유증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중요한 ‘나 자신’을 소홀히 해오지는 않았나요. 내 마음을 이해할수록 마음이 덜 괴롭게 살아갈 수 있듯이 몸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가깝게 지내야 합니다.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봐요 몸은 마음의 상태를 알려주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돌보기 위해 몸이 주는 신호에 민감해지는 게 필요하죠. 예를 들어 화가 날 때를 생각해 봅시다. 가장 극심한 분노의 상태를 10이라고 치면 갑자기 10의 상태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1에 서부터 서서히 강도가 올라가죠. 1에서 3 정도에서는 화가 난다기보다는 마음이 약간 불편 한 상태로 볼 수 있는데요. 그때에도 신체에 어떤 변화가 나타 우리는 언제든지 몸을 활용해 마음이 나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아플 때일수록 몸을 잘 챙기고, 몸이 힘들 때일수록 마음을 잘 보살펴 서로 선순환 되게 해야 합니다. 요즘 마음이 힘들어 고민이라면, 몸부터 먼저 챙겨보시기를 권합니다.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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