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8월호

맛을 없앴다. 푹 익힌 전갱이 살을 시원한 국물에 곁들 여 먹으면 색다른 생선요리를 경험하게 된다. 멜국도 인기가 있다. 성인의 가운뎃손가락만 한 크 기의 생멸치를 제주 사투리로 ‘멜’이라 한다. 신선한 배 추와 고추를 넣고 된장을 풀어 넣어 끓이는 요리법은 각 재기국과 같지만, 그 맛은 각재기국과 달리 특유의 맛이 있다. 멸치 맛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선 맛이라 할 수도 없는 묘한 맛이다. 그 맛에 이끌려 한 입 한 입 먹다 보 면 어느새 그릇이 깨끗해져 있다. 여름철자리물회, 서귀포보목동포구의맛그대로 요즘과 같이 더운 여름에는 싱싱한 ‘자리물회’를 시 켜도 좋다. 붕어빵보다 조금 작은 제주 자리돔은 서귀포 시 보목동에서 나온 것을 최고로 쳐준다. 보목동 포구 앞에는 자리물회 식당거리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여 름철 점심시간에는 자동차들로 포구 앞 도로가 주차장 으로 변한다. ‘맛있는 집’에서는 보목동 포구까지 가지 않아도 보 목포구 자리물회 맛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보목동에서 당일바리로 가져온 자리돔을 세 자매가 손수 썰고 된장 에 버무려 오이, 무 등 야채를 썰어 넣고, 얼음을 띄운 시 원한 자리물회의 맛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제주토속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다면 늘 접해왔던 순두부나 돌솥비빔밥, 김치찌개, 된장찌개, 생선조림들 을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익숙한 메뉴들이지만 세 자매가 제주산 재료로 정성스럽게 조리한 음식들에 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광지 제주가 아니라 고향집 어머니가 손수 차려 준 세 자매의 집밥을 맛보고 나면, 속도 마음도 넉넉해 진다. 필자는 외지에서 온 고객들이 비행기 탑승시간에 쫓겨 급히 식사할 곳을 물어볼 때마다 ‘맛있는 집’을 추 천하곤 한다. 서귀포 등기소나 서귀포시 법원에 왔다가 마땅히 식사할 곳을 찾지 못한 독자들이 있다면, 역시 ‘맛있는 집’을 추천하고 싶다. 주차장을 지나면 서귀포시 법원과 서귀포 등기소가 자 리하고 있다. 중요한 관공서들이 모여 있어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이곳 일호광장 부근에는 각양각색의 식당이 즐비하다. 세자매가운영하는가정식식당, 한결같은손맛 그중 서귀포시청 정문 건너편에 필자가 주로 이용 하는 식당이 있다. 부지런하고 친절하며 우애 좋은 세 자매가 운영하는 ‘맛있는 집’이다. 이곳은 상호 그대로 맛있는 집이다. 맛집이긴 하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 다리는 곳은 아니고, 직장인들이 나름 여유롭게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가정식 식당이다. ‘맛있는 집’ 입구에 들어서면 세 자매가 늘 밝은 목 소리로 반겨준다. 바쁜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 라 자리를 잡으면 바로 밑반찬이 나온다. 세 자매가 손 수 조리한 오이김치, 감자조림, 멸치조림 등 평범하지만 맛이 정갈스럽다. 고사리 철에는 세 자매가 손수 뜯어온 제주산 고사리 무침도 맛볼 수 있다. ‘맛집’이라고 하면, 보통 한 종류의 음식만 전문적 으로 하는 곳이 떠오른다. 그러나 직장인의 맛집인 ‘맛 있는 집’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다룬다. 순두부나 갈비 찜, 돌솥비빔밥, 두루치기, 생선조림도 있고, 제주토속음 식도 맛볼 수 있다. 메뉴가 여러 가지라 하여 음식 맛이 들쑥날쑥하지는 않다. 세 자매의 손맛은 한결같다. 제주토속음식 ‘각재기국·멜국’도일품 제주에서는 생선으로 국을 해 먹기도 한다. 갈치국 과 옥돔미역국은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맛있 는 집’에서는 갈치국과 옥돔미역국 말고도 제주도 토속 음식인 ‘각재기국’과 ‘멜국’을 맛볼 수 있다. 제주에선 전갱이를 ‘각재기’라 한다.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전갱이에 철마다 살결이 다른 배추와 채 썬 고추를 넣어 푹 끓인 각재기국은 그 맛이 삼삼하다. 양 념 없이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된장을 풀어 넣어 비린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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