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9월호
아버지와 동생은 늘 아팠고,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책 임지고, 병간호를 하느라 밤낮없이 일하다 의뢰인이 10 살 때에 돌아가셨다. 초등학교 3학년에 소녀가장이 되어 아픈 아버지와 동생 병수발을 하느라 돈이 된다면 온갖 일을 가리지 않고 다 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대신 청계천 옷 만드는 공장을 다닐 때는 차 비를 아끼느라 걸어서 다녔고, 공장 일이 끝나면 집에 와 서 다시 부업. 그렇게 돈을 모으면 몸 안에 지방덩어리 같은 고름이 계속 생기는 병(신경 섬유종)에 걸린 아버 지와 동생의 치료비로 거의 5년마다 모은 돈 전부를 지 출해야 했고 그러고서도 늘 모자랐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그만 옷가게를 장만하고 직 접 운영하면서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형편이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빚만 점점 더 늘 어나게 되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돈을 꾸고, 일을 해도 해도 빚 은 줄어들지 않는 생활에 힘들어하니 주위 사람들이 신 2020.12.15. 오후 2시쯤, 어떤 중년여성이 주저주저 하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상담 테이블로 인도하니 앉자 마자 먼저 빚진 돈을 갚는 게 원칙인데 지금 갚을 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미안해한다. 필자는 “제게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빚을 질 때도 있고, 가난을 무조건 부끄러워 할 나 이도 지나지 않았습니까. 법원에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 하여 빚을 다 털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면 되니 빚을 지게 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하면서 그녀의 이야기 를 유도하였다. 그녀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소설이었다. 평생 가족을 돌봐온 의뢰인, 가진 재산은 보험해약환급금뿐 나이는 59세, 태어난 곳은 미아리 산동네 어디쯤. 김영준 법무사(서울북부회) 파산자의 보험해약환급금, 즉시항고 끝에 ‘생계비’로 인정 개인회생·파산사건에서의 보험해약환급금면제재산신청사건인용기 62 현장활용실무지식 나의 사건수임기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