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9월호

요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이 이슈가 되면서 이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책과 영상을 찾는 일이 늘어났습 니다. 제가 심리학 전공자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슬며시 고민 을 꺼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는 거죠. 그런데 ‘심리학’을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 다. ‘삶의 만족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더 행 복해질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질문과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문제를 문제시하는 데에서 벗어나 삶을 플러스시키는 방향으 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지금 스스로에게 ‘나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 니다. 하지만 ‘나는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나는 항상 우울해’, ‘나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라며 자신을 냉정하게 진단할 때와 는 다른 길을 여는 질문인 것은 확실해요. 자신을 환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만족스러운 삶을 만 들어가는 주체가 되어 보는 거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가다 보면 해결하고 싶었던 내면의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사라 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호에서는 행복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 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한국인만큼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 도 없을 텐데, 참 아이러니하죠. 행복이라는 건 단지 열심히 살 아가는 것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짐작해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우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요? 마음에서 우러난 활동이 주는 기쁨과 행복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명상 연구가인 차드멍 탄(ChadeMeng Tan)은 외부자극 없이도 기쁨을 느낄 수 있을 때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상황 여건과 상관없이 즐거 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보통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외적인 것들을 바꾸려 고 합니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많이 성취하려고 하죠. 그 노력의 이면에는 이렇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이 있습니다. 돈과 같은 물질적 보상이나 주변 사람들의 인정 이 없으면 무언가를 할 마음이 생기지 않죠. 하지만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활동을 할 때 자신의 진 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그 기쁨은 비로소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도 이렇게 말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 는 이들은 모두 특정한 것들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부분 그 자체로 즐거운 활동이다. (중략) 바람직한 목 표를 명확하게 지향하면서 그 자체로 본능에 거슬리지 않는 활동이라야 즐거운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중에서 ‘본능에 거슬리지 않는 활동’은 다른 말로, ‘마음에서 우러 나온 활동’입니다. 요즘은 남들이 하니까 좋아 보여서 쫓아서 하거나, 과시와 인정을 위해 하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취미생활이든 운동이든 시작하고 나면 ‘잘’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잘해야만 자랑이 되고 인정도 받을 수 있을 테 니까요. 하지만 ‘잘해야만 하는’ 거라면 일과 다르지 않아요. 좀처 럼 즐겁게 해내기가 쉽지 않아 금방 흥미가 떨어집니다. 반대 로 순수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활동은 그 자체로 즐거움 이 되며, 그 시간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이 되어갑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 헤르만 헤세와 에밀리 디킨슨에 게는 ‘정원 가꾸기’가 그런 활동이 되어주었다고 해요. 식물의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는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나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라며 자신을 환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 보는 거지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 보면 내면의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합니다.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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