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은 모른 체하면서, 현실을 바꾸어보려고 생각으 로 빠지는 것은 행복과 멀어지는 대표적인 방식이에요.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 감정이 불편해서 생각으로 피하게 되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고 하면 긍정적인 감 정 또한 생생하게 느낄 수 없습니다. 감정은 외부자극에 대한 신체반응이기 때문에, 선별된 감 정만을 느낄 수는 없어요. 자신에게 경험되는 그 모든 감정이 당연하고 또 소중합니다. 그런데 불안과 우울같은 감정을 억 압하는 데에 익숙해지다 보면 감정 자체에 무뎌져 버립니다. 오래 전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자주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 다. 그곳 사람들의 표정과 표현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얼굴 에 생동감이 넘치고 제스처도 많이 취하더군요. 그런 사람을 보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오면 뭔가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이건 단지 표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표정은 감정의 통로지 요. 감정을 모른 체하는 데에 익숙해진 우리가 경직된 모습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예요. 자신의 불안은 보지 않으 면서 ‘생각’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고 그저 열심히 살아온 탓이 아닐까요. 십여 년 전 제가 무척 힘들었던 시기에 매체를 끊었던 적 이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일절 보지 않았어요. 감정적으 로 무너지는 게 겁이 나서 감정을 건드릴 만한 자극은 차단했 던 거지요. 드라마나 뉴스를 보다 보면 감동적이어서 뭉클하 기도 하고, 분노감이 올라오기도 하죠. 저는 그런 상황을 마주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아예 감정 을 느끼지 않기로 한 겁니다. 그러나 그 이후 우울감이 꽤 오래 찾아왔어요. 감정이 모두 말라버렸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 상담사가 되었고, 그때의 저처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 게 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돈도 벌어야 되고 성공해야 하는데, 언 제 울고, 괴로워하고, 화내고 있느냐고요. 할 일이 산더미인데 그런 불편한 감정을 어떻게 다 받아주고 있느냐고 합니다. 그 뿐인가요, 사회는 너그럽지 않아서 슬픔이나 불안을 털어놓을 곳도 좀처럼 찾기 힘듭니다. 우리 문화는 슬픔에 인색한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슬픔 에 빠진 사람들에게 빨리 정상적인 삶의 궤도로 돌아오 라고 압박을 가한다. 그러나 슬픔을 수용할 충분한 시간 을 갖지 않으면,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내면에 집중함으로 써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일자 샌드, 『서툰 감정』 중에서 이제는 우리 자신에게 ‘충분히 울어도 괜찮아.’, 혹은 ‘괜찮 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굳어져 있는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줘야 해요. 두려움도 수치심도 우리가 자연스럽 게 경험하고 인정해줘야 할 감정입니다. 모든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충분히 안아주세요. ‘그 래, 화가 날 만해.’, ‘너 많이 두려워하고 있구나. 그래, 충분히 두려울 수 있어.’라고 이해해 주는 거지요. 그러면 오히려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흘러가 버릴 것입 니다. 그렇게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수용해 줄 때 얻는 가장 큰 혜택은 더 생생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자, 이제 행복한 삶에 대한 감이 조금은 잡히셨나요? 그동 안 자신의 문제와 결핍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면, 오늘부터는 행복을 위한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디뎌 보세요. 자신의 모든 감정을 안아주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지요. 여러분들의 충만한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자신에게 ‘충분히 울어도 괜찮아.’,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굳어져 있는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줘야 해요. 두려움도 수치심도 우리가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인정해줘야 할 감정입니다.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수용해 줄 때 얻는 더 생생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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