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0월호
지난 5.12. 청주시 오창읍에서 두 여중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여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친구 사 이였던 두 여중생 A, B양이 B양의 계부로부터 성폭행 피 해를 당한 후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여중생들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이 사건은 전국적 인 이슈로 떠오르며 크게 사회문제화되었다. 사실 이 사 건은 수많은 사건사고 중 하나로 조용히 묻힐 수도 있었 다. 그러나 청주지역의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개입하여 청 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사회문제로 공론화시키고, 입법 운동으로 여론을 모아 갔다. 특히 충북지방법무사회와 김석민 충북회장은 피해 자 A양의 유족들을 법적으로 조력하며, 아동·성폭력 및 친족성폭력사건의 피해자 보호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운동에 앞장서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은 어떤 계기로 이 사건에 참여하게 되었을 까. 궁금증을 안고 필자는 지난 9.16.(목) 14:00 약속된 만남을 위해 춘천을 출발해 청주시로 향했다. 피해자아버지방문을계기로본격사건에뛰어들어 “처음에는 이 사건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죠. 그 러다 지난 8.17. 피해자 A양의 아버님이 제 사무실을 찾 아와 만나게 되면서 사건의 전말과 구체적인 내용을 알 게 되었어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여러 감정이 물밀 듯이 일어나더군요. 그 만남 이후 두 여중생을 기리는 ‘100일 거리 추 모제’ 등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현행법과 사회적인 구조,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또다시 같은 사건이 반복해 일어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 으로 사건에 뛰어들게 되었죠.” A양의 아버지가 찾아오기 전, 김 회장은 언론에서 이번 사건을 접하고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죄 관련 제도 의 허점을 지적하는 등의 칼럼을 『중부매일』에 두 차례 기고하고, 청와대에 제도개선을 위한 별도의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었다. 오창 여중생 사망사건의 첫 출발은 지난 1.17. A양이 친구 B양의 계부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하면서부터다. A양의 부모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2.1.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가해자는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어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었다. 수사 과정에서 A양뿐 아니라 B양도 계부로부터 친 족성폭행 피해를 당해온 정황과 B양의 친모가 그 사실 을 알고도 가해자와 함께있는 B양을 방치하여 학대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학교 내 위기아동상담센터인 ‘위 클래스’는 아 이들을 2차례에 걸쳐 상담했지만, 아이들이 도움을 거절 했다는 이유로 교육청에 사건을 보고하지 않았다. 또, 검찰은 3.7.과 5.11. 두 번에 걸친 경찰의 구속영 장 청구를 모두 반려했다.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으면서 가해자와 분리되지 못하고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던 아이 들은 영장이 두 번째 반려된 다음 날인 5.12. 극단적 선 택을 했다. 구속영장은 5.20. 아이들이 사망하고 나서야 발부되어 5.25. 피해자가 구속되었다. 고소장 제출 후 무 려 석 달이 훨씬 지난 때였다. 가해자구속여부와관계없이피해자와분리해야 “아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 로 내몰렸다고 볼 수밖에 없지요. 가해자 구속과 상관없 이 즉각적으로 피해자를 분리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합니다.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을 개정해 가해자 구속보다 피해자 구제가 우선되도록 만 들어야죠.” 사건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계속되자 답답하고 47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