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0월호
A양의 아버지도 자신이 김 회장을 찾아왔을 때의 기억이 또렷하다며 말을 거들었다. “그때 법무사님이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책 임을 느낀다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습 니다. 나를 이해해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큰 힘을 얻었고, 실제로 많은 부분을 법무사님 혼자 도 맡아 하시다시피 하셔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1만 명이 동의했어도 상투적인 답변만 들었는데, 법무사님이 사건에 참여하면서 일이 하나하나 진척되고, 제 말에 귀 기울여주는 기관도 늘어가는 걸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 이 고마웠어요. 저로서는 그저 고맙고 죄송스러울 따름 이지요.” 어려워도끝까지가보겠다는의지에박수를 “지금 국회에 제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법안인데, 어떤 것 같아요?” 김 회장은 자신이 지적한 문제들을 개선하는 내용 을 담은 법안이라며 필자에게 한 뭉치의 서류를 내밀었 다. 개정이유 등을 살펴보니 그가 유족과 함께 얼마나 많 은 관련법과 외국 입법례를 참고하여 세심하게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실감이 되었다. “많이 어렵고 고민도 많아요. 법안 준비까지 많은 시민들과 언론 등의 도움을 받았지만, 입법을 위해서는 여론의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러기 위해서는 이슈파이팅을 기획하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한데, 제가 이 사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부터 개인적인 사건수임은 일절 하지 못했고, 이 사건에만 매 달려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는 우리 법무사가 “출생에서 상속까 지” 국민들의 모든 삶에 함께하겠다고 말해왔고, 또 법 률전문가의 위상에 따라 지역에 이번 사건과 같은 이슈 가 있다면 당연히 참여해야 하겠지만, 다른 지방회나 법 무사가 비슷한 사건에 뛰어든다고 한다면 말리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현실적인 상황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개인적인 희 생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문제는 앞으로 업계 차원에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번 사건이 입법적으로 해결되는 그 날까지 포기 하지 않고 가보겠다는 그의 결의에 박수를 보낸다. 두 아이가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남 아있는 우리 어른들이 그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다 음 생이 있다면 부디 행복만이 가득한 삶을 살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작은 사진) 마침 사무소를 방문한 A양 아버지와 함께한 김석민 회장 두 아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보고자 주고받았던 SNS 메시지들이 사망사진보다 더 비극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팠고,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미안했습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아이들의 한을 풀어주고,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끝까지 함께할 생각입니다.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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