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동의합니다. ‘소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소비를 통 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가치와 행 복이 거기에 있다고 믿는 게 문제인 거죠. 홀린 듯 끊임없이 상 품을 사면서도 좀처럼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 이 해가 쉬울 겁니다. 단지 ‘많이 가지는 것’은 마음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는 것과 별개예요. 자신의 가치가 돈이나 상품과 같은 외부의 것 들로 결정된다고 믿을 때, 마음은 당연히 취약해질 수밖에 없 을 겁니다. 그런 마인드에서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며 우울해지는 것, 비싼 돈을 주고 명품을 구매한 후에도 결국 또 다른 상품 을 갖고 싶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요. 돈과 상품을 통 해 자신을 평가하는 한, 내 마음은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거 죠. 산만한 인간, ‘호모 디스트랙투스’의 위험성 마음을 취약하게 하는 두 번째 외부요인은 ‘디지털 미디 어’입니다. 최근 20년 내에 가장 큰 변화라면 아무래도 디지털 기기가 많아지고 온라인 세상이 커진 것이죠. 인터넷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스마트폰으로 무엇이든 알아낼 수 있는 세 상이 되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지요. 자연히 온라인에 투자하는 시간과 접속 횟수가 증가했습니다. 아날로 그 시대에는 사람들과 전화 통화하는 일조차 드물었지만, 이 제는 24시간 내내 소통창구가 열려있어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고, 영상통화에도 익숙해졌죠. 그만큼 휴대폰에 주의를 두 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스마트폰에 시간을 쏟는 동안, 우리의 의식 은 어느 곳에도 오래 머무르지 못합니다. 작은 스크린을 보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나요, 휴식을 위해 습관적으로 휴 대폰을 켠 것인데도 쉬기는커녕 쉼 없는 클릭으로 영상과 뉴 스기사, 메신저를 끊임없이 오가죠. 이렇듯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인간형을 두고 미국의 작가 윌리엄 파워스(William powers)는 ‘호모 디스트랙투스 (Homo Distractus · 산만한 인간)’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는 호 모 디스트랙투스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합니다. 속도는 빨라졌 지만 깊이가 빠져있다는 겁니다. 천천히 느끼고 제대로 생각 하는 법을 잃어버리게 했다는 뜻입니다. 주의력이 짧은 건 생존 기제입니다. 인간에겐 주의 산만함 이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죠. 원시시대에 적이나 짐승으로부 터 생명을 지켜내려면 기민하게 주변을 살펴야 했기 때문입니 다. 그런데 디지털 미디어의 보편화로 인해 주의력이 더욱 짧 아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우리의 마음은 한곳에 진득 하게 머무를 수 있을 때,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입니 다. 불안해졌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여러 가지 걱정과 생각이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팡팡 튀어 오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공부나 일에 집중하기 어렵죠. 하지만 마음이 편안할 때를 생각해보면, 가만히 아름다 운 풍경을 보면서 한참을 보내기도 합니다. 영화 속 슬로 모션 처럼 속도가 느려져요. 그러면 더 깊이 보고, 무엇이든 더 깊이 경험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면서 마음이 많이 분주해졌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주의력이 여기저기 바쁘 게 오가는 동안 심리적 에너지는 소모되어 만성피로를 호소하 현장활용 실무지식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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