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0월호
빛을 서로 교환하며, “여기 다시 오자!” 아우성을 쳤다. 살아있는식감, 맛의차원이다른파스타 커틀렛을 제대로 즐긴 우리는 곧이어 제공된 해산 물 토마토 파스타를 맛보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파스타 를 즐겨 먹지만, 정작 파스타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대부분 공감하 실 것이다. 그러나 이 집의 파스타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파 스타의 맛과는 차원이 달랐다. 면이 탱글탱글하게 잘 삶 긴 것은 물론이고, 구미를 당기는 매콤한 파스타 소스가 일품이었으며, 싱싱한 해산물의 식감까지 살아있어 더 없이 만족스러운 풍미를 자아냈다. 커틀렛에 파스타까지 그야말로 가성비 갑인 음식 들을 모두 향유하고 난 우리는, 다른 메뉴들의 맛도 궁 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이상 들어갈 배는 없어서 “다음에 꼭 다시 오자”는 이신전심의 말을 주고받으며 그날의 점심을 마쳤는데, 급작스러운 선택의 결과가 이 런 만족감을 주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필자는 그날의 잊을 수 없는 맛에 대한 기억을 개 인 블로그에도 소개했다. 알고 보니 다른 지역에도 몇 개 의 지점이 있고, 우리가 간 곳이 주방장이 직접 요리해 더욱 특별하다는 것, 그리고 이미 맛집 블로거들에게 상 당한 찬사를 받고 있는 유명 맛집이었다. 우연히도 행운 의 여신이 우리에게 찾아왔던 것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인테리어와 뛰어난 가성비, 오감 만족 맛의 향연과 친절한 응대까지, 내 돈 내고 사 먹으 면서 외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나왔던 식당은 아마도 그곳이 유일했던 것 같다. 필자는 지금도 이 식당을 찾아 열심히 다른 메뉴 들을 맛보고 있다. 물론 가족들에게도 이미 선을 보였 고, 누가 괜찮은 맛집 하나 추천해 달라고 하면 빼먹지 않고 추천해 주고 있다. 혹시라도 부산 명지신도시를 방 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실 것을 권한다. 잡는 식당이 하나 나타났다. 저 정도면 괜찮은 음식을 맛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원래 가기로 한 국밥집을 뒤로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던 기억이 난다. 화이트 톤의 정갈한 공간과 벽에 걸린 세련된 와인 병들, 작은 가게지만 반짝이는 샹들리에는 자리에 앉기 전부터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정도 인테리어 수준이라면 가격이 꽤 비싸겠다 하면서 메뉴판을 훑어 보는데, 돈까스와 스파게티, 피자, 음료로 구성된 런치세 트가 총 3만 원이 되지 않아 흠칫 놀랐다. 이 정도 인테리어에 이 정도 저렴한 가격이라…, 그 렇다면 음식맛의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런치세트 메뉴를 주문했고, 제 일 먼저 리코타치즈 샐러드와 식전빵이 등장했다. 리코타 치즈샐러드는에피타이저로도안성맞춤이지만, 선호하는 개인 취향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맛을 본 우리 직 원들이연신맛있다며감탄사를연발해기분이좋아졌다. 음료가 나오고, 우연히 반 정도 오픈된 주방을 잠 깐 엿볼 수 있었는데, 요리사의 풍모가 가득한 주방장이 즉석에서 요리를 하고 있어, 앞으로 제공될 메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우리가 선택한 코돈부르 돈까스가 나왔다. 5가지 야채에 치즈를 넣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돈까스를 선 택한 이유는 맛보다는 어떤 비주얼로 등장할지가 궁금 해서 주문한 것이다. 그런데 대체 누가 돈까스를 ‘돈까 스’라 이름붙였단 말인가. 하나하나 먹기 좋은 크기로 정 갈하게 잘려진 이 음식의 이름이 왜 ‘커틀렛’인지를 절 로 알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었다. 우아하게 잘려진 한 조각의 커틀렛을 한 입 베어 문 순간, 바로 직감이 왔다. ‘제대로 된 맛집 하나 발견했 구나!’ 잘게 잘린 야채와 바싹하게 튀겨진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이른바 ‘겉바속 촉’의 이상적인 맛이 입 안 가득 느껴졌다. 평소 돈까스를 소스 맛에 의지해 먹어왔던 나로서 는 커틀렛의 신세계, 퓨전 음식의 신박한 세상에 완벽하 게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직원들과 나는 휘둥그레진 눈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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