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 모두가 진리가 된 다(隨處作主 立處皆眞).” 임제선사의 설법을 정리한 『임제어록』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입니다.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야 참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나요? 혹시, 주변인들이 나 외부사건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수동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는지, 감정에 압도되어 마음의 노예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좋은 요즘 이죠. 장기화된 코로나로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 높아지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질문입니다. 저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있겠지만, 모두가 제 삶의 주권 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어떻게 해야 내 삶의 운전대를 놓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떠한 순간에도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주인’이라는 느낌을 갖기 어려울 때 가 많습니다. C.E.O.가 아닌 이상 내 멋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 지는 않을 테니까요. 가족문제, 대인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날 일들은 일어납니다. 하지만 나의 몸과 마음에서만큼은 내가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해요. 운전대 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나 자신’입니다. 상담을 요청한 20대 후반의 J씨는 불운한 일들을 너무나 많이 겪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벌인 경제적 채무를 수습하 고, 동생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삶이 없었다고 해요. 그러다 최 근 공허감과 불안감이 커져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J씨의 얘기 를 듣고 있자니 삶이 너무 비참했고, 스스로를 계속 ‘피해자’라 고 여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게다가 직장도 서비스직이라 감정노동에 지쳐있어 삶에 서도 일에서도 삶의 만족감을 찾기가 어려워 보였습니다. 주 변 사람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삶은 뒷전이니 텅 빈 공허감이 느껴졌을 것이고, 충분히 잘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은 불안감으로 찾아왔을 겁니다. 저는 그녀에게 제안했습니다. 자신의 욕구를 분명하게 인 식하고, 그 욕구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보자고요. 가족 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은 현실적으로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 겠지만, 그런 일들을 마주하는 자신의 태도를 바꿔볼 수 있다 고 말했습니다. 원한다면 가족들과 심리적으로 거리를 둘 수도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우면서 서서히 삶 속에서 자 신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했어요.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내가 원하는 옵션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지요.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 나를 둘러싼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 해석에 따라서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달라져 요. 저는 그 지점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시련의 연속 인 것 같은 시기에도 찾아보면 얻는 것이 있고, 그걸 알아챌 수 있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 J씨가 가족들을 챙기느라 고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와 중에 생활력이 길러졌을 거예요. 또래 20대 여성들보다는 책 임감이 높고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단단한 면이 있을 겁니다. 그 힘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삶에서는 자신이 무리하지 않 는 선에서 가족들을 챙기면서 아주 작게라도 자신을 위한 공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장기화된 코로나로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 높아지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질문입니다. 저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있겠지만, 모두가 제 삶의 주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어떻게 해야 내 삶의 운전대를 놓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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