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그런 폭력이 인간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폭력은 피해자의 인간성을 파괴한다. 피해자는 잘못이 없지만, 폭 력을 당하면서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그 런 이유로 자존감이 떨어진다. 심각한 경우 폭력의 이유 를 자신에게서 찾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가해자의 인간성 파괴는 말할 것도 없다. 인간이 다 른 인간에게 폭력을 가하는 건 인간성을 잃는 것이다. 가해자는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지만, 보통은 이미 자기 잘못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폭력을 가하는 건 결 국 자신의 인간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폭력을 줄이고 없 애야 하는 이유는 그러므로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 간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평화적 공존, 안전한 일상과 삶의 질을 위하여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평화에 대해 언급하고 평화 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게 됐다. 평화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서로 다르고, 때로는 평화 를 위해서라면 다수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나 무력을 동 원한 방식도 상관없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평화를 자주 언급하는 사회는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낫다. 어쨌든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고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반아파 트와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충돌과 물리적, 정신적 단절 사례가 뉴스에서 다뤄지는 이유는 평화적 공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평화적 공 존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가치이자 생활 방식이라면 그 에 반하는 일들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평화적 공존은 사실 거창한 게 아니다. 크고 작은 공 동체와 사회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것을 말한다. 평화를 연구하는 이유도 결국은 평화적 공존이 진짜 공동체는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하게 대우를 받는 곳이다. 특별히 평화로운 공동체는 상대적 강자도 상대적 약자도 없는 곳이다. 이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 방식을 통해 문제의 제기와 토론이 이뤄지고, 용기를 내지 않아도 누구나 제재를 받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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