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5월호

상상할 수 없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침공이 이뤄지기 전에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긴장이 형 성됐고 푸틴이 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곤 했다. 침공 일주일 전에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정말 전쟁이 일어날 것이란 예상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러시아라는 큰 국가가, 그리고 국제사회가 인정한 위상과 발언권을 가지고 있고 그에 걸맞은 책임 또한 짊어지고 있는 국가가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는 이유 로 전쟁을 벌이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강대국이 자기 이익을 충족할 방법으로 전쟁을 택한다면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 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20여 년 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 긴 했지만, 적어도 그것은 테러 공격에 대한 응징이라는 그럴싸한 구실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미국은 패배한 채 아프가니스탄을 떠났고, 전 세계에 불필요한 전쟁은 모 두에게 고통과 상처만 남긴다는 뼈아픈 교훈을 줬다. 그러니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를 가운 데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대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 결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은 과거 러시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욕망을 현실화하고, 유럽 국가가 되어 러시아에 맞서려 는 우크라이나를 응징하기 위해 침공을 감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은 즉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세계인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 아가 위협을 받는다는 빈약한 명분으로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를 규탄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에 반대하고 러 시아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곳곳에서도 반전 시위가 계속됐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유례없이 신속하게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 재를 결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기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시간으로 전쟁 상황을 전했고 CNN과 BBC 같은 국제 뉴스 매체들은 24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보도했다. 러시아와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몇 개 국가를 제 외하고, 전 세계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 에 압력을 넣는 데 동참했다. 기자는 전쟁의 현장에서 보도를 한다. 어딘지 모르지만 뒤편 멀리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가끔 포격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기자가 서 있는 주변에는 폭격으로 부서진 온갖 것들이 나뒹굴고 있다. 파괴되고 연기로 그을린 건물은 기자 뒤의 배경이 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때로 카메라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면서 실감나게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다. 총을 메고 시가지를 누비는 군인들, 그리고 탱크와 포대가 공격 지점을 향해 진군하는 모습도 뉴스를 통해 전해진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전 세계에 중계되고 우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된다. 우리는 파괴적인 전쟁의 모습에 분노하고 슬퍼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그런 모습을 보는 것에 곧 익숙해진다. 일상의 잡다한 일을 하면서, 또는 밥을 먹으면서도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같은 얼굴을 한 인간으로서 마음 한구석에서는 연민과 연대 의식을 가지고 ‘전쟁은 언제 끝날까…’라는 질문을 되뇌게 된다. 법으로 본 세상 17 세계의 평화 우리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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