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5월호

리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시신들도 있었다. 러시 아는 우크라이나가 시신을 옮겨서 현장을 조작한 것이 라고 반박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대 부분의 시신이 3주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 했다.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을 폭행하고 무차 별로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비슷한 일은 다른 도시들에서도 일어났다. 러시아 군은 곳곳에서 약탈과 성폭행도 저질렀다. 전쟁에서 싸 우는 군인은 적군을 해치고 살해할 수 있지만, 민간인을 폭행하고 살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전쟁 범죄로 간주 된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군인들에 의한 민간인 학살, 성 폭행, 약탈 등이 흔히 일어난다. 인간으로서 보통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전쟁이라는 환경이 그런 일을 가능하 게 만든다. 이것은 전쟁이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것을 말해준 다. 전쟁에서는 인간으로서 생명을 존중받아야 할 피해 자의 인간성도, 다른 인간을 존중하고 돌봐야 하는 가해 자의 인간성도 파괴된다. 현실에서 ‘정당한 전쟁’은 없다 세계인과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한 또 다른 이유는 러시아의 공격이 정당한 전쟁의 명분을 전 혀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침략을 받거나 즉각적 공격 위협에 직면한 국가는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 는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그런 전쟁은 소위 정당한 전쟁 (just war)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보다 군사력이 월등하게 강한 러시아가 말한 위협은 객관성과 설득력이 전혀 없는 핑 계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국제사회는 러시아 에 대한 신속한 제재를 결정할 수 있었다. 정당한 전쟁은 보통 불가피한 전쟁으로 여겨지고,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전쟁 개시의 정당성 (jus ad bellum), 다른 하나는 전쟁 수행의 정당성(jus in bello)이다. 전쟁 개시의 정당성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전쟁을 할 정당한 이유가 있고, 전쟁이 문제를 해결할 최후의 수단일 때 인정된다. 전쟁을 개시한 주체는 합법성과 옳 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주관적 판 단에 따라 정당한 전쟁을 주장할 수 있었지만, 객관적 기준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쟁 수행의 정당성은 전쟁을 통한 문제 해결이 전 쟁을 통하지 않는 해결보다 적은 피해를 낳아야 하고, 전쟁 목적의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에 게 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거기에는 비 전투원, 무고한 시민, 부상을 당했거나 무장하지 않은 적군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점도 포함된다. 전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민 간인 피해는 인정된다. 그러나 ‘불가피성’을 누가 어떻게 주장하느냐에 따라 민간인 학살도 정당화될 수 있고, 실 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니 정당한 전쟁 이론이 주 장하는 원칙은 사실 전쟁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은 즉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세계인은 빈약한 명분으로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를 규탄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에 반대하고 러시아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곳곳에서도 반전 시위가 계속됐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신속하게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결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법으로 본 세상 19 세계의 평화 우리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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