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걷기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이며,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삶 가운데 최고의 약은 바로 걷는 것”이라고 하였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 스도 “걷는 것은 인간에게 최고의 보약”이라고 하였다. 뿐만이랴. 우리 한의학의 선구자 허준 선생 역시 『동의보감』에서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 고, 식보보다 걷는 행보(行補)가 낫다.”고 하였다. 이처럼 동서양의 철학자와 의학자를 비롯해 많은 문학 가, 예술가, 과학자 등도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걷는 데도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상체와 허리는 똑바로 세운 후 아랫배(단전)에 힘을 주면서 팔꿈치는 가볍게 구부리고 뒤로 힘차게 당긴다. 팔꿈치를 뒤 로 당기면 온몸에서 근육이 가장 많은 어깨뼈가 자극된다. 뒤꿈치가 먼저 땅을 밟고 발바닥을 굴리며 나 아간다. 이때 발가락 전체에 힘을 주고 치고 나가야 하며(힐바토, Heel-바닥-Toe),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제대로 걸으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왕성하게 분비된다. 뇌에 산소를 골고루 공급해 머리가 좋아지고, 근력이 강화되어 요통이 사라진다. 규칙적이고 빠른 속도의 걷기는 심장을 운동시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직접적인 방법이다. 필자도 걷기 예찬론자 중 하나다. 평소 안양천(금천교-한강 합수부), 한강(방화대교-한강대교), 남산, 도봉산(신선대) 등을 자주 걷는다. 특히 3만 보 이상의 장거리 걷기는 도전(挑戰), 수행(修行), 자락(自樂) 의 정신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간 걷기를 통해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잘 관찰하고, 체력의 한계도 파악하게 되는 등 많은 효과를 체험했다. 걷기는 시·공간 개념과 생각의 폭을 확장시킨다. 사물에 대한 개념 정리도 잘 되고 기억력이 좋아진 다. 나 자신과의 대화, 자연과의 대화 속에서 삶의 이유 등이 명확해진다. 햇볕 명상을 통해 브레인 샤워 (brain shower)를 할 수도 있고, 가끔은 에너지 동조 상태에서 ‘Auto Walking(자동 걷기)’의 신비로움을 맛볼 수도 있다. 걷기는 단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 건강을 위한 것이고, 걷기 명 상 등을 통한 자아 성찰이자 일종의 수행이다. 또, 기억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자연과 직접 교감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한다. 걷기는 종합 수련으로 가장 실천하기 쉬운 건강법이며, 나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이자 타인에 대한 배 려다. 길 위의 축복을 즐거움으로 느끼며,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걸을 것이다. 매일 함께 걷고 또 걸어보자. 정진홍 법무사(서울중앙회) · 본지 편집위원 편집위원회 LETTER 걷기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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