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2월호

98 하나둘 떨어지던 낙엽도 이제는 쌀쌀한 바람을 맞아 우수수 도로 위로 떨어져 흩날리고 있다. 새로운 희망과 도약을 다짐하면서 시작한 “2022년 임인년” 새해가 엊그제 같기만 한데, 어느새 2022년 한 해도 아 쉬움을 뒤로한 채 저물어간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우크라이나전쟁, 금리 및 물가 인상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 등 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매우 힘겹고 어려운 일상을 보내야 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련의 고강도 조치들은 감염 확산의 차단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에 따라 막대한 경 제적 손실뿐 아니라 정신적 피로감이 일상화되어, ‘위험사회’에 대한 내상도 깊어졌다. 더군다나 지난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8년 전의 세월호 사건이 회상되며, 우리 공동체에 큰 트라우마를 남기고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안전을 위협받는 순간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만연한 불안과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일들로 인해 사람들 간의 다양한 사회적 유대관계가 느슨해지고, 이제는 새로 운 유대관계의 형성을 어색하게 느낄 정도로 단절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소통이 막힌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뾰족해진다. 일찍이 장 폴 사르트르는 그의 희곡 「닫힌 방」 에서 닫힌 사회에서의 타인에 대한 소통과 이해의 부재를 “타인이 지옥”이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계층은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타인은 지옥”이라는 느낌을 받기 쉽다. 다가오는 2023년에도 경제 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겪게 될 우리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연대의식이 절실한 시기다. 타인을 배제하 고 혐오하고 편을 가르는 “타인이 지옥”인 세상이 아니라, 저임금 근로자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 자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배려로 “타인이 천국”이 되는 따뜻한 사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어둠이 깊을수록 더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 빛의 위대함이듯, 우리 국민은 수많은 국가적 위기를 이웃 에 대한 온정과 사회적 울림을 통해 한마음 한뜻으로 극복하며,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수년째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의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덤불을 헤쳐 자기 삶을 꾸려오 느라 고생한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다가오는 2023년에도 그러한 삶의 기운들이 새로운 도 약으로, 행복한 기쁨으로 승화되기를 기원해 본다. 대한민국 파이팅! 최상익 법무사(대구경북회) · 본지 편집위원 편집위원회 LETTER 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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