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6월호

2023. 06 vol.672 갈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세계 어디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열심히부지런히달리고있구나싶었다. 한강변을 달리다가 마주치는 러너들로부터 삶의 활력 과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었듯이, 그 길이 어느 나라의 것이 든 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부터 삶에 대한 성실한 의지를전해받을수있었던것은마찬가지였다. 세계인들은 오늘도 함께 달리고 있었다. 나중에 기회 가 된다면 해외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으면, 그것도 뜻깊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 각이들었다. 미움·질투·증오할시간에마음껏달려보자 걷고 달리는 행위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찌 생각하면 그 단순한 행위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주는 변화가 무척 크니 말이다. 남은 인생의 시간 동안 육체 가 허락할 때까지 좋은 길을 많이 걷고 달리려 한다. 지금 이 시간은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는다. 골방 의 정신세계에 갇혀 미움과 질투와 증오의 싸움을 하고 있 을 시간에 좋은 길을 찾아가서 마음껏 걷고 달려 보시라. 세상이 달라 보이고, 내 삶이 다르게 생각될 것이다. 그래서 걷고 달리는 것은 철학 하는 것과 다르지 않 다. 인생 후반기에 깨친 진리다. 을 수도 있다. 그냥 무념무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걷는 데만 집중할 수 도 있다. 그 어느 것이든 다 나만의 시 간이다. 하지만 고독의 사유를 즐기는 철 학자들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함께 걷 는 것도 무척 좋다. 칸트처럼 정해진 시 간에 언제나 같은 길을 혼자 걷는 것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좀 무미 건조한 걷기다. 굳이 혼자이기를 고집하지 않는 다면 좋은 사람과 함께, 가보지 않은 새 로운 길을 걷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부부, 부모와 자식, 연인, 친구와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사랑과 우정은 더욱 두 터워진다. 얼마 전에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스페인의 여러 도시들과 리스본, 파리 를 다니면서 길 위를 달리고 있는 러너 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운동복을 입 은 남녀들이 이른 아침부터 공원 길을, 박물관 앞길을 달리고 있었다. 특히 파 리에서는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져 운치 가득한 센강변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 을 많이 보았다. 리스본에 있는 벨렘지구를 걷다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달리고 있는 러너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워낙 숨돌릴 틈 없는 여행 일정을 진행하느라 센강변 한 번 제대로 달려 보지 못하고 돌아와 서 아쉬웠다. 하지만 내가 아닌 그 나라 의 다른 사람들이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유럽 여행의 길 위에서 러너들을 만났을 때 드는 느낌은 이를테면 연대 감 같은 것이었다. 스페인에서도 포르투 ┃ 법으로본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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