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7월호

부자연의 선택은 자연선택의 정반대죠. 이 말의 의미는 두 사람의 유전자 중 좋은 쪽으로만 골라 원하는 자녀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뜻합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전자 조작 아기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성장주 중 지난 2년 동안 가장 많이 떨어진 주식이 유전자 가위 주식들인데, 이는 생각보다 기술 진보가 만만치 않다는 증거일 겁니다. 야기, 그리고 유전자 편집 기술에 관한 도덕적 쟁점들을 다룹 니다. 크리스퍼 가위와 함께 이 다큐가 주목한 또 다른 기술은 바로 ‘바이오 해커’입니다. 바이오 해커들은 자신의 몸을 생명 공학의 실험 도구로 제공하여 기술 발전을 누구보다 빨리 체 험해 보는 동시에 실험의 리스크도 감수하는 사람들이죠. 이 들은 생명공학 회사들의 든든한 지원군이며, 그들만의 모임 을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극 옹호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퍼 가위의 열렬한 지지자이며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제가 크리스퍼 가위가 뜬다고 판단한 근거는 이 다큐의 경제적이며 철학적인 전제와 기반을 공유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두 가지죠. ① 인간은 태어난 대로 살고 싶지 않다. ② 인간은 자녀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두 가지 인간의 욕망은 제가 볼 때 명약관화한 진리 입니다. 그래서 유전자 가위 기술에 열광한 것이고, 2018년 다우드나 교수의 자서전이 나올 때부터 제 제자들에게 읽히 며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달 추이를 팔로 업하고 있는 중입니 다. ① 인간은 태어난 대로 살고 싶지 않다. 먼저 첫 번째 전제부터 살펴볼까요? 사실 인간의 삶은 대부분 태어날 때 결정됩니다. 유전자 때문이죠. 유전자는 자 신의 능력, 장점, 성격, 체력, 건강 등 거의 모든 요소에 결정적 으로 작용합니다. 사실 저는 경제적 자유라는 것에 대해서 조 금은 회의적인데, 그 이유는 ‘자유’라는 말은 사실 유전자 앞 에서는 무력하기 때문입니다. 부를 비롯해 인간이 이룬 성취 중 상당수는 유전자에 의 해 이뤄진 겁니다. 사실 부인하기 어려운 진실이지만 부자도 유 전자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재벌인 이병철 회장을 아버지로 만 났기에 삼성의 반도체 신화가 가능했던 건 부인할 수 없죠. 자연은 절대 평등하지 않습니다. 이미 부자 아버지를 만 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태어날 때부터 발생하 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수저론’ 아 닐까요?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은 경제적 자유를 찾아서 노 력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의 DNA를 물려받지 못했지만 그럴수록 인간은 욕망합니다. 정말 강렬하게 원합니다. 태어 난 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거죠. 인류의 이 원천적인 욕망은 기술의 진보를 불러왔고, 기술의 진보는 돈을 불러옵니다. 다큐에는 다양한 유전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부 모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주사 한 방에 1억 5천만 원이 넘는 신약에 선뜻 돈을 냅니다. 소수의 부자 아빠를 둔 사람들이 죠. 돈이 없으면 바이오 해커가 되는 길 외에 없습니다. 자신 의 몸을 사실상 인간 마루타로 제공하는 겁니다. ② 인간은 자녀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두 번째 근거는 사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는 조금 의미가 퇴색한 욕망인데요, 유전자 편집 기술은 한국 사회를 근본부터 무너뜨리는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습 니다. 유전자 편집으로 자신보다 더 나은 유전자를 지닌 2세 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까지와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즉, 임신 이전에 부부의 좋은 유전자를 자녀에게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사실 교육과 교육에 대한 투자는 그 의 미가 줄어듭니다. 더 나은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으면 그것으 로 충분하지 그 많은 사교육에 투자할까요? 저라면 유전자 편집에 투자하겠습니다. 27 2024. 07. July Vol.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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