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7월호

그러니까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을 시작으로 중·고등학 교, 대학교를 거쳐 연주자로 활동하던 28세까지 15년의 세 월을 더블베이스와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왔다는 것인데, 그래서 사실 더블베이스를 내려놓고 낯선 법률의 세계로 뛰어들었다는 것이 선뜻 이해는 되지 않았다. “저는 법과 음악에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어떤 면이 그런가 하고 의아해하시는데, 음악은 리듬, 박자, 음정 등의 약속이 모두 지켜질 때 아름 다운 음악이 되거든요.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도 법과 규범 같은 약속이 잘 지켜질 때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죠. 그 런 점에서 법과 음악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김 법무사는 그래서 자신이 음악을 포기한 것이 아니 라 음악적 느낌을 더욱 확장하다 보니 ‘법무사’라는 종착역 에 닿은 것이라고 했다. 멋진 설명이었고, 설득되었다. 베를린 필하모니 등 꿈의 무대에서 연주했던 기억 사실 음악과 법은 상통하는 점이 많다. 김 법무사의 말처럼 음악은 음표, 리듬, 화음 등의 구조적 요소들이 특 정한 규칙과 질서에 따라 배열되고, 법 역시 조항, 규정, 판 례 등의 구조적 요소로 구성되어 법의 체계와 원칙에 따라 배열된다. ‘구조와 질서’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또, 음악은 연주자가 악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 하여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동일한 악보지만, 연주자가 누 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법 또한 비슷하 다. 법률가는 법 조항을 해석하여 특정 사건에 적용한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 같은 동일한 법 조항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둘 다 창의성이 필 요한 영역이다. 그래서 음악과 법률은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음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머릿속에 떠오 른 소리가 바로 연주로 표현되지 않을 때였어요. 새삼 음악 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그는 독일에서의 음대 생활은 무척 행복했 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에 독일 음대에 입학했는데, 클래식의 본고장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기쁘 기만 했죠. 독일 음대 교육은 고전적인 해석을 토대로 연주 자의 개성을 중요시합니다. 연주자는 작곡가의 의도를 찾 아서 곡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동시에 현 시대의 정신이 무 엇인지를 고민하며 연주해야 하죠. 교수님, 동료 음악가들 과 많은 시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들이 능동적인 연주자로 저를 성장시켜 주는 것 같아 힘들었지만 즐겁고 행복했어요.” 행복했던 음대를 졸업하고 기악가로 활동하며 여러 무대에 섰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무대는 무엇 이었을까. 저는 법과 음악에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리듬, 박자, 음정 등의 약속이 모두 지켜질 때 아름다운 음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도 법과 규범 같은 약속이 잘 지켜질 때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죠. 그런 점에서 법과 음악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법무사 시시각각 법무사가 사는법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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