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8월호

망한 것으로 간주하여 법률관계를 확정짓는 제도”이므 로 사망했다면 사망신고를 하라는 보정을 냈다. 부재자가 어릴 때 사망했으나 사망신고가 되지 않 았다는 주장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인우보증서에 의한 출생신고제도는 폐지되었으나, 사망신고는 인우보증서 를 제출할 경우 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은 인우보 증서를 받고 사망처리를 해주는 공무원은 거의 없다. 단 지 “사망입증서류가 없으면 법원에서 실종선고를 진행 하라”고 안내할 뿐. 나는 청구원인을 적절한 문구로 수정하고, 의뢰인은 주민번호가 없어 “혜정”의 서류발급이 안 된다고 했지만, 본적(등록기준지) 담당구청에 직접 문의해 ‘가족관계증 명서’ 등의 서류 발급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리 하여 해당 서류들을 추가, 2023.10. 보정서를 제출했다. 그사이 법원에서는 서울출입국과 외국인청을 통해 청구인의 출입국내역 사실조회 등을 진행했다. 보정서 제출 후 한동안 본 사건에서 추가로 진행되는 사안은 없 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일까. 나는 궁금한 마음에 법원에 진행사항을 문의해 보았다. “이제 보정은 끝났고, 공고가 진행 중입니다. 공고기 간이 끝나면 실종선고 결정 되실 겁니다.” 와! 드디어 1년여를 끌어온 사건의 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의뢰인에게 연락하여 이제 공고기간이 끝나면 실 종선고 심판문이 송달될 거라고 진행 상황을 안내해 드 렸다. 꽤 길었던 공고기간이 지나가고, 2024.5.30. 드디 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실종선고 심판문을 송달받았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 실종선고 신고만 남았다. 불쌍한 어린 영혼에 평온이 깃들기를! 혜정의 친모는 아픈 아이를 남겨둔 채 남편과 이혼 하며 아이와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아픈 딸이 사망한 후 장례는 잘 치렀는지, 사망신고는 잘 되었는지 신경 쓸 새도 없을 만큼 힘겨운 삶을 살았다. 내가 발급한 서류는 주민등록 초본밖에 없어, 친모 가 이후 재혼을 하셨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왠지 실종선고 신고는 내가 대신 해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 각에 우편으로 실종선고 신고까지 마무리해 드렸다. 사건이 진행된 1년여 동안 나는 2가지 새로운 사실 을 알게 됐다. 지난해 6월 방영된 드라마 「악귀」에서 예 전에는 어린아이들이 죽으면 ‘불길한 징조’라고 보아 제 대로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어 린 귀신은 악귀가 되기도 했단다(드라마에서). 불행한 일이지만, 7·80년대에는 멀쩡한 아이를 고 아로 만들어 입양 보내는 일도 종종 있었다. 나는 이런 불행한 과거사를 드라마와 뉴스를 통해 보게 될 때마다 “혜정” 생각을 하곤 한다. 과연 이 아이는 사망한 것이 맞을까, 아니면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되었던 것일까. 혜정, 넌 어떤 아이였니? 난 지금도 “혹시라도” 네가 그 불행했던 많은 아이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염려한 단다. 불쌍한 어린 영혼에게 지금이라도 평온이 깃들기 를! 나는 청구원인을 적절한 문구로 수정하고, 의뢰인은 주민번호가 없어 “혜정”의 서류발급이 안 된다고 했지만, 본적(등록기준지) 담당구청에 직접 문의해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서류 발급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리하여 해당 서류들을 추가, 2023.10. 보정서를 제출했다. 꽤 길었던 공고기간이 지나가고, 지난 2024.5.30. 드디어 실종선고 심판문을 송달받았다. WRITER 김선미 법무사(경기중앙회) 19 2024. 08. August Vol.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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