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10개 이상 생각해 내는 것도 어려워하는 분 들이 많거든요. 무서운 느낌을 표현하는 것에도 ‘섬뜩’, ‘오싹’, ‘두려움’과 같이 비슷한 듯하지만, 무언가 다른 뉘 앙스를 주는 표현이 많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다양한 감 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걸 인식해서 ‘표현’하는 힘은 많이 부족하 죠. 상대가 느낄 이런 다양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게 공감의 시작인데, 나 스스로도 잘 구분해 느끼지 못하니 공감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감을 잘 하려 면 감정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정단어 활용한 공감 한마디, 고객을 같은 편으로 만든다 감정을 풍부하게 느낀다면, 그래서 그걸 말로 표현 할 수 있다면, 고객과의 대화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상속 문제로 찾아온 고객에게 “혼자 부모님을 부양하시느라 ‘소외감’을 느끼셨을 수 있겠네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 다. “부모님 모시느라 아이들에 소홀했던 것 같아 ‘미안’ 하시겠어요. 어떤 부분이 제일 걸리시나요?”와 같은 질문 을 할 수도 있고요. “형제들도 있는데 혼자 부양하는 상 황이라 ‘지치셨을 것’ 같아요”라는 반응도 나오겠죠. 내가 상대의 상태를 읽고 표현하는 감정이 맞을 수 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중요치 않아요. “지금 ‘이런’ 상황 때문에 ‘이런’ 감정이시군요.”라는 공감 의 한마디가 상대와 나를 ‘같은 편’으로 만드는 중요한 열 쇠가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고객과의 상담에 ‘감정 단어’ 를 활용해 보면 좋습니다. 간단히 검색만 해도 다양한 감 정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건에 객관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감정적 호소 를 많이 하는 고객과의 대화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소연이라 생각 말고, 어떻게 공감할지 자문해 보자 상담의 사전적 정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 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함”입니다. 법무사는 상담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풀어줘야 하죠. 이때의 핵심이 ‘법률적 지식’임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 물입니다. 이성적 답이 아무리 정확해도, 감정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죠. 똑같은 메시지, 하나의 말을 해도 상 대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고마운 조 언이 될 수도 있고, 귀찮은 가르침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사 학의 3가지 요소인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 중에 제일 중 요한 게 파토스, 즉 ‘감정적 요소’라고요. 우리의 상담에 ‘감정’도 함께할 때, 상담의 또 다른 요소인 ‘궁금증’을 풀 고 ‘서로’ 의논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우선 나 스스로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좀 더 예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말을 ‘하 소연’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공감할지’를 자문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노력이 ‘답’을 주는 것을 넘어 ‘마음’ 도 통하는 진짜 상담으로 만들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71 2025. 07. July Vol. 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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