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7월호

• 마크 트웨인의 수박예찬, 노예제 사회에서 큰 파격 “세상 모든 사치품의 으뜸이며, 한번 맛을 보 면 천사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 다.” 「톰 소여의 모험」의 저자이면서 미식가로 알 려진 마크 트웨인이 말한 이 과일의 정체는 바로 ‘수박’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과일 중 하필 수박을 극찬했을까? 당시 미국에서 수박이란 흑인 노예들 이 주로 먹는, 보잘것없는 과일이었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이 19세기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이 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수박 예찬론은 파격에 가깝 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백인들이 바비큐 파티를 벌이는 동안 흑인들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옥수수빵과 고구마, 수박 등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즐긴다. 흑인 노예들이 즐겨 먹던 수박을 극찬했다는 데서 마크 트웨인이 소수민족에 대해 열린 사고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박은 요즘 기준으로 4달러만 내면 큰 통 하나를 살 수 있을 만큼 ‘가성비’가 좋은 과일이다. 다시 말해 하층민 의 음식이었다는 것.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마크 트웨인 은 11살 때 아버지를 잃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제 도권 교육의 틀에 갇히지 않았던 유년기가 그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노예 출신 흑인 ‘메리 앤 코드’와 심부름꾼 남자아이 ‘지미’ 는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였다. • 우리나라 수박, 고려 충렬왕 때 원나라 장수가 처음 심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인 수 흑인 노예들의 과일, 수박은 “천국의 맛” 마크 트웨인의 정세진 작가· 『식탐일기』, 『내 책갈피 속 봉봉』의 저자 수박 예찬 슬기로운 문화생활 역사 속 인물들의 소울푸드 이야기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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