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8월호

고 장담하며, 고위공직자나 사회적 인맥을 과시하는 경 우가 많다. 겉으로는 번듯하고 능력 있어 보이지만, 실상 은 계산이 허술하고, 사실 확인을 요구하면 얼버무리거 나 회피한다. 계약서 작성이나 증거 남기기를 꺼리며, 간 혹 작성된 문서도 나중에 확인해보면 허위인 경우가 많 다. 실체를 보면 직업도, 운영 중인 사업체도 없이 백수건 달이나 단순 브로커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사기꾼도 일반인처럼 ‘신의’가 있고, 남 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안다고 믿는다. 그래서 “곧 갚겠다” 는 말에 쉽게 속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기꾼은 소시오 패스(sociopath) 성향을 가지고 있다. 피해자가 절박하게 호소해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며, 오히려 또다시 줄 것처 럼 속이고 상황을 넘긴다. 이러한 냉담함은 사이코패스 성향의 강력범과 다르 지 않다. 피해자는 사기 피해를 회복하려 애쓰지만, 사기 꾼은 처음부터 변상 의사 없이 사기 행각을 벌였기 때문 에 기대 자체가 무의미하다. 또한 사기꾼은 사기 이전에는 피해자를 ‘갑’처럼 대 하고 자신은 ‘을’처럼 처신하지만, 일단 사기에 성공하면 그 관계는 정반대로 뒤집힌다. 피해자가 사정을 하기 시 작하면 사기꾼은 오히려 ‘갑’의 위치에서 피해자의 절박 함을 이용해 제2, 제3의 사기까지 시도한다. 실제로 이런 추가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나. 사기 당하는 사람의 특징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도 있는데, 사기 당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쉽고 편하게 큰돈을 벌고 싶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사기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말에 속아 투자하거 나 거래에 응한 사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큰 이익을 보장한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사기꾼 의 허황된 말을 믿고, 그것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조차 따 져보지 않은 채 전 재산을 투자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또 다른 피해자의 특징은, 남의 말을 잘 믿고 성격이 단순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사기꾼들이 좋아하 는 성격 중 하나가 바로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의리는 결코 일방적으로 나만 지키는 윤리가 아니다. 의리는 서로 간에 지켜야 할 도리를 성실히 이행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윤리의식이다. 나를 기 만하고 내 재산을 편취하려는 사기꾼에게 속수무책으로 재산을 넘겨주는 것이 결코 의리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사기꾼의 말을 일방적으로 믿고 ‘그래도 사람인데 설마…’ 하는 단순한 믿음으로 거래에 응하다 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 연예인들이 사기를 당했 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이들 역시 인간관계에 서의 의리를 중시해 피해를 입은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 다. 사기꾼들은 이처럼 남의 말을 쉽게 믿고, 단순하며, 의리를 중시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곧바로 작 업에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사회적으로 ‘상전 대우’ 를 받는 직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의외로 사기를 당하 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에게 존 중받고 갑의 위치에서 대우받기를 원하지, 을의 위치에서 무시당하거나 지시만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 이유도 없이 다른 사람을 상전대우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기꾼들은 바로 그런 점을 노린다. 상명하복의 조 직문화 속에서 일하며 상전 대우에 익숙한 교사, 군인 등 공직자들의 그런 특성을 이용해 사기를 친다. 은퇴 후 퇴 직금을 노리고 접근해, 피해자들에게 익숙한 상전대우를 해주면서 신뢰를 쌓은 뒤, 자연스럽게 거래를 유도해 사 기를 치는 것이다. 사기꾼들의 대우를 진심으로 믿고 방 심한 채 피해를 입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 3. 사기를 당해서는 안 되는 이유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나 고소인들 중에는 ‘법’이 마 41 2025. 08. August Vol. 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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