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8월호

“풍수지리에 관심이 없던 고객들도 제가 해당 부 동산의 지형과 방향, 기운 등 풍수지리를 말해 드리면 대다수가 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풍수지리라고 하면 대개 ‘묫자리’ 등을 연상하며 사후의 일이라고 생각하 지만 그렇지 않아요. 나에게 맞는 집터나 사업장 등 살 아 있는 동안에도 중요한 일입니다. 좋은 기운이 흐르 는 ‘명당’은 반드시 있거든요.” 어린 시절, 집안에 이상하리만큼 안 좋은 일이 많 이 일어났는데, 할아버지 묘를 이장할 때 아카시아 나무 뿌리가 굽이굽이 얽혀 있는 것을 보고, 풍수지리에 관심 을 갖게 되었단다. 일전 상영한 영화 「파묘」도 아주 재밌 게 봤다는 그는, 전문성의 개념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한 가지 자격을 가진 것이 곧 전문성을 의미하지 는 않습니다. 다양한 자격을 가졌다고 전문성이 떨어지 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도 아니잖아요.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호기심을 가진 분야를 파고드는 실행력까지 갖추게 된다면 요즘 시대에 성공하는 전문가이자 사업 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격보다 내공이, 자리보다 실력이 중요하다 정 법무사는 앞으로 자산가의 노년을 설계하는 일에 집중하며, 관련 주식회사도 설립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젊은 시절엔 특정한 자리나 직업을 가져야만 행복하고 영향력이 생긴다고 생각했지만, 지 금은 생각이 완전히 변했단다. “어떤 지위나 자리든, 그 안에서 충실히 살아가며 내공을 쌓으면 결국 영향력도, 돈도 따르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중요한 건 포지션이 아니라, 그것을 유 지할 수 있는 실력이니까요.” 그의 말에 동의한다. ‘타이틀’은 누군가를 매혹하 고 이끌어올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들을 계 속해서 잡아놓을 수는 없다. 그러한 타이틀, 포지션에 걸맞은 실력과 내공이 있어야만 사람도 부도 따르게 될 것이다. ‘팔방미인’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자격과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양과 넓이가 아닌, 깊이와 실력에 대 한 철학을 추구하는 그는, 단순히 ‘이것저것 관심사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내실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헌절에 만난 정상훈 법무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이를테면 행복추구권, 직업의 자유 등을 열심히 행사하며 사는 분 같았다. 인터뷰를 마친 오후, 절친한 친구의 출산 소식을 들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매일 매일을 새롭게 태어나듯 살아가는 백발의 법무사가 오 버랩되며,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53 2025. 08. August Vol. 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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