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원고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엄 격히 관리 받지 않은 점, 그리고 (원고가) 전문성을 갖춘 개발자로서 피고 회사의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것은 마찬가지 라고 판시하였다. 벌금형 불복한 피고인의 항소, 이 소송은 언제 끝날까? 이에 원고는 곧바로 이 형사 판결 내용을 인용해 민 사 항소심 법원에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변론을 종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피고인은 형사 판결에 항소하 면서 새 변호인을 선임했고, 민사 항소심 재판부는 형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또다시 변론기일을 (무기한으로) 연기해 버렸다. 이 모든 일이 2022년 12월부터 2025년 6 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피고인이 민·형사 사건의 변호인을 여러 차례 바꿔가 며 소요한 비용을 생각하면, 애초 조정절차에서 원고와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그랬을까? 앱 개발 업무의 특성상, 전문지식이 없는 의뢰인으로서는 개 발자의 역량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 피고인의 주장처럼 그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랬다면, 애초부터 고용계약이 아닌 도급 또는 위임 계약을 체결했어야 했다. 원고 측은 정액 급여 와 4대 보험 가입이 보장되는 것, 즉 고용계약을 개발팀 구성의 명시적인 조건으로 제시했었다. 그 조건이 마음 에 들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묻지마식 계약’을 맺어서는 안 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단 1개월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 은 채 각종 핑계를 대면서 8개월을 무임금으로 노동력을 제공받았고, 그러다 팀원들이 나가떨어지면 뭐 어찌 되 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신 고를 하고 형사재판에서 벌금까지 선고받게 되자, 어떻게 든 사건의 파장을 막아보겠다고 없는 돈까지 끌어와 악 착같이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22년 12월에 시작된 이 소송은 올해 12월이 되면, 만 3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또다시 형사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숨을 죽인 채 기다리고 있 다. 설령 결과가 잘 나오더라도, 그 판결에 따른 집행절차 에서 원고가 밀린 임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소송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형사 1심에서 피고인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고는 곧바로 항소했고, 민사 항소심은 또다시 형사 판결 확정 때까지 기일을 연기했다. 2022년 12월에 시작된 소송은 올해 12월이면 만 3년이 된다. 판결 결과가 잘 나와도 체불된 임금의 회수 가능성은 낮다. 소송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11 2025. 09. September Vol.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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