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인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글 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필자 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그동안 내 속에서 용틀 임하는 그 무엇을 문학이라는 도 구로 형상화하여 밖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을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할까 요? 가정형편이나 사회적 여건이 원활하지 못해 막혔던 뜻을 소설 을 통해 이루기도 하니까요.” 그는 법무사라는 직업에 대 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천직’이라고 표현했 다. 필자는 그의 말을 들으며, 두 직업에 대한 마음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법무사라는 직업은 그에게 생 계를 책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고마움과 의리, 그 리고 오래 곁을 지키는 ‘따뜻한’ 우정 같은 감정이 느껴 졌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작가와 글쓰기는 달랐다. 글쓰기는 그에게 ‘뜨거운’ 행복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깊은 좌절 을 남기기도 하는, 너무 사랑하지만 동시에 상처도 주 는 연인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닮은 듯 다른 법무 사와 작가라는 두 직업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 지, 장점이나 단점도 있는지 궁금해졌다. “두 직업은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법무사 일을 하면서 소재를 얻는 경우가 꽤 있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숙달된 문장력을 소장이나 준비서면을 작성하 는 데 크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무사 일은 진 실을 바탕으로 사실을 구사하여 결실을 얻는 작업이고, 소설은 있음직한 사회현상을 이용하여 새로운 인간상 을 창조하다 보니 허구의 영역에 있죠. 법무사로서는 현실에서 진실과 정의를 찾고, 작가 로서는 허구 속에서 이상을 실현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 끔 서로 엇박자를 만들 때가 있기도 한데, 의뢰인의 감 언이설에 빠져들어 소설적 착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들다가 스스로 깜짝 놀랄 때도 있 답니다.” 한 사람이 두 개의 직업을 가진 데에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 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는 이 두 직업 중 어떤 일을 할 때 더 적성에 맞고, 행복 하다는 느낌을 가질까? “아무래도 극적인 순간을 자 주 접하게 되는 작품 활동에서 더 행복감을 느끼지요. 허구의 세계 에서는 현실에서 넘보지 못했던 것을 거뜬히 이룰 때가 적지 않습니다. 문단의 호평을 받고 고액의 상금까지 거머쥘 때는 스릴도 없지 않지만, 성취감 역시 그것을 능가합니다. 물론 법무사로서도 숱한 다툼과 힘든 과정을 이겨 내고 사건을 풀어냈을 때 느끼는 희열도 소설 못지않을 때가 있긴 하지만요.” 소설가로서 재능이 있다면 삶의 경험을 글로 옮기는 재능 김 법무사는 현직 소설가로서 글에 매우 엄격한 편이라고 했다. 사전 질문지에 답을 쓰거나 인터뷰 상황 에서 하나의 단어도 신중하고 적확한 것을 골라 사용 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 모습이 이 글을 써야 하는 필자를 유독 긴장시켰다. 맞춤법을 틀리는 건 아 닐지, 엉뚱한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을지…. 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맞춤법에 어긋난 건 금방 눈에 띄긴 합니다. 직업병 이라고 해야 할지, 일종의 결벽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 겠지만, 어떤 글이든 읽다 보면 맞춤법이나 문맥, 글의 흐 름 속 오류나 이상함이 바로바로 보이거든요. 잘못 쓰인 글을 읽으면 기분이 나쁘거나 불쾌해질 때도 있어요.” “법원 생활을 스스로 박차고 나 와 소설로 입신양명하겠다는 생 각이 과욕이었음을 이태 뒤 터진 IMF로 문화계가 폭삭 주저앉은 후에야 깨달았지 뭡니까. 저는 94년 개업 이후로 단 한 번도 법 무사 배지를 뗀 적이 없어요. 법 무사는 저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 진, 나의 천직입니다.” 법무사 시시각각 법무사가 사는 법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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