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 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 로티. 클래식 음악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 라도 그가 부른 오페라 『투란도트』 속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아무도 잠들지 못 하리」는 귀에 익숙할 것이다. 사망한 지 2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파 바로티’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익숙한 이유 는, 빼어난 고음과 풍성한 성량 외에도 친근 한 인간미로 소탈한 행보를 이어간 데 있다. 특히 먹는 것에 진심이라는 이탈리아인답게 그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간에 규칙적으로 중 단하고, 먹기에 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라 는 말을 남겼다. • 고향 음식에 진심이었던 파바로티, 글로벌 투어에 셰프까지 동반 본인의 몸이 곧 악기와 같은 성악가들 에게는 어느 정도의 체격 유지가 필요하다. 특히 공연 직전에는 에너지 소모에 대비해 든든하게 속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 파바로 티가 가장 사랑한 음식은 고향인 북부 이탈 리아 모데나의 로컬 요리들이다. 성악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글로벌 투어를 할 때 도 그는 이탈리아 음식을 챙겨 먹으며 기운 을 얻었다고 한다. 호텔에 머물 때는 반드시 미니바가 아 니라 대형 냉장고와 각종 식재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 다. 그의 냉장고 안에는 20명은 넉넉히 먹을 식재료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항상 준비 돼 있어야 할 재료는 닭고기, 파스타, 이탈리 세계적인 성악가가 탐닉한, 모데나의 로컬 푸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정세진 작가· 『식탐일기』, 『내 책갈피 속 봉봉』의 저자 이탈리아 음식 슬기로운 문화생활 역사 속 인물들의 소울푸드 이야기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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