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9월호

나에게 음악적 조언을 건네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선율 의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바장조, 작품번호 68번 ‘전 원’(Symphony No.6 in F Major, Op.68 ‘Pastorale’)」이 흐른다. 차세음이 음악회 도중 어머니의 환영을 보고 쓰러 지는 장면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다단조, 작품 번호 67번 ‘운명’(Symphony No.5 in c minor, Op.67 ‘Das Schicksal’)」의 제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Allegro con brio)’가 연주된다. 또, 음모의 주인공을 유인하기 위해 차세음이 제2바 이올린 독주자로 무대에 서는 장면에서는 헨델의 「하프 시코드를 위한 모음곡 제7번, HWV.432 중 ‘파사칼리아 (Passacaglia)’」가 두 대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연주된다. 그리고 ‘마에스트라의 눈물’을 상징하는 곡으로, 브 람스·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세계 3대 바 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히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 곡」이 등장한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비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 안단테 멘델스존(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 1809~1847)은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 곡가이자 지휘자다. 그는 부수음악 「한여름 밤의 꿈」, 오 라토리오 「엘리야」, 서곡 「핑갈의 동굴」 등을 남겼으며, 세상에서 잊혀져 있던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다시 무 대에 올려 바흐의 작품들과 바흐라는 작곡가 자체를 발 굴해낸 인물로도 유명하다. 또, 멘델스존은 지금의 ‘지휘봉’ 형태를 최초로 사 용한 지휘자로, 음악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멘델스존의 대표작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올 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번호 64번(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이다. 그는 1838년에 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해 7년 만에 완 성했는데, 1845년 초연 당시 곡을 헌정 받은 독일의 바이 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드(Ferdinand David, 1810 ~1873)가 솔로 바이올린 연주를 맡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제1악장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Allegro molto appassionato), 제2악장 안단테(Andante), 제3악 장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로 구성 된 이 협주곡은, 모든 악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조의 혁신적인 작곡법을 도입하여 당대에 큰 반향을 일으켰 고, 지금까지도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3악장 중 특히 제2악장 안단테는, 고요하면서도 따 뜻한 선율로 깊은 서정을 담고 있다. 「마에스트라」에서는 차세음의 내면과 연결되는 장면에서 이 2악장이 사용되 었다. 어머니의 무덤을 찾은 차세음은, 어린 시절 어머니 앞에서 연주하던 이 곡을 다시 한번 연주한다. 어머니와의 따스한 추억에서 시작해 어머니의 병이 자신에게도 유전된다는 사실을 알고 바다로 몸을 던졌던 절망의 순간까지 되살리며, 한 음 한 음 진심을 다해 연주 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깊은 인상 을 주었다. ‘눈물 나게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되지 않 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악장 안단테는 드 라마 속 마에스트라가 차마 흘리지 못한 눈물 대신 어머 니에게 올리는 비가(悲歌)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명장면 이 되었다. 한편, 이 드라마를 계기로 여성 지휘자들의 눈부신 활약에도 시선을 돌리게 된다. 영화 「더 컨덕터」의 주인 공이자 세계 최초로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한 안토니아 브리코, 165년 만에 빈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은 시모네 영,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에서 눈물을 흘렸던 마린 알솝, 우리나라의 성시연과 김은선, 그리고 「마에스트라」의 자문을 맡은 진솔까지, 이들의 행보는 오늘날 클래식 무대에서 여성 지휘자들이 열어가 는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 73 2025. 09. September Vol.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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