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10월호

# 첫 만남: 장녀와의 소통 며칠 후, 장녀 Sarah(가명)와 첫 화상통화를 했다. 시차 때문에 한국 시간 밤 11시, 그쪽은 오전 10시. “안녕하세요, 법무사님. 저희가 아버지 유산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다행히 그녀가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기 때문 에 의사소통은 가능했으나 대화하다 보니 법률 용어 설 명이 쉽지 않았다. Sarah가 알려준 가족 현황은 더욱 복 잡했다. ◦ 장녀 Sarah : 캘리포니아 거주 ◦ 둘째 Michelle : 캘리포니아 거주, 결혼 후 성이 Kim → Johnson으로 변경 ◦ 셋째 Jessica : 시카고 거주 ◦ 막내 Amy : 텍사스 오스틴 거주 “네 자매가 모두 다른 주에 살고 있어서 서류 모으 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서류 수집의 늪에 빠지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건 부친의 가족관계증명서 가 전부였다. 어머니도 원래 한국인이라는데 자료는 어디 에도 없었다. 필요한 서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니… ◦ 구할 수 있는 것 : 부친 가족관계증명서 ◦ 구해야 하는 것 : 부모 결혼증명서, 입양증명서(2 건), 출생증명서(2건), 사망확인서(2건), 미국거주 사실확인서(4건), 동일인확인서(4건), 서명확인서 (4건), 부친의 등기부상 주소와 다른 주소에 대한 추가 증빙서류, 기타 각종 공증서류…. “도대체 몇 개야, 이게?” 한숨이 절로 나왔다. # 첫 번째 충격 : 사망확인서의 비밀 가장 기본이 되는 사망확인서부터 발급받으려고 했 다. 당연히 한국에서 사망했으니 한국에서 발급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망확인서요? 미국 시민권자가 해외 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미국 국방부 소관 업무입니다.” 전화를 받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의 차가운 목소 리. “네? 국방부요? 군인도 아닌데 왜 국방부가…?” “미국 시민의 해외 사망신고는 모두 국방부에서 관 할합니다. 보통 6개월 이상 걸려요.” 충격과 공포였다. 이때 처음 깨달았다. 미국 관공서 의 처리 속도는 한국의 ‘광속 행정’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2막: 서류 지옥의 시작 # 첫 번째 미션 : 결혼증명서 부모님의 결혼증명서를 받기 위해 Sarah에게 연락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언제, 어디서 결혼하셨는지 아 세요?” “음… 1999년쯤 라스베이거스에서 했다고 들었어 요. 정확한 날짜는….” 라스베이거스! 그 유명한 ‘24시간 결혼의 도시’. 수 많은 결혼식이 열리는 곳에서 25년 전 기록을 찾는다고? 며칠 후 Sarah로부터 연락이 왔다. “라스베이거스 카운티 법원에 결혼증명서를 신청하 였습니다. 하지만, 언제 발급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 니다.” # 두 번째 미션 : 입양증명서 및 출생증명서 두 명의 입양 딸들에 대한 입양증명서가 필요했다. “입양기관이 어디인지 기억나세요?” “Catholic Charities라는 곳에서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둘을 동시에 입양하였다. 캘리포니아주 입양 57 2025. 10. October Vol.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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