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법무연구 제10권 (2024. 3.) 좁힌 효율적인 제도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관습상의 전세제도가 채권적 전세로 잔영이 남아 그와 같은 복합적 기능을 보완해 오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이 채권적 전세는 임대차보호법이 성장함에 따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손쉽 게 확보하게 됨으로써 물권으로서의 전세권에 수렴될 유인이 더욱 적어졌고, 임대차의 영역에서 새로운 권리객체로 성장한 것이다. 임대차보호법도 관습상 전세제도가 물권으 로서의 전세권에 모두 포섭되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전세권과 별도의 채권적 전세 의 존재를 자인함으로써 대상사례에서와 같은 통정허위표시의 오명을 쓴 중첩적 권리보 강의 관행과 그로인한 이중 권리행사의 사각지대를 방조한 책임도 있다. 물론, 권리질 권은 「민법」 제345조 단서에서 용익권에 설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전세권저당권은 「민 법」 제371조 제1항에서 용익물권에 설정하도록 함으로써 법문상 직접적 권리충돌은 예 상하지 못했을 수 있으나, 이행기가 도래하는 때 권리질권은 「민법」 제345조 본문대로 임차인의 재산권인 보증금반환채권에, 전세권저당권은 「민법」 제370조, 제342조 물상 대위로 전세권자의 전세금반환채권에 각기 담보권을 실행하게 됨으로써 권리경합을 초 래할 수 있음은, 채권적 전세를 ‘등기를 하지 않을 전세’153)로 취급한 나머지, 전세권 설정 등기를 병용할 것까지 예상 못한 과실은 있다. 이로 인해, 전세권설정등기를 보완함으로써 청구권경합의 담보객체가 된 어느 한 면으로 는 채권의 한계에 내포된 위험으로서 담보를 설정 받고자 하는 자에 대한 대외적 공시가 봉쇄되어 있다는 점과, 또 다른 한 면으로 담보권을 설정한 자에 대한 공시 또한 봉쇄되어 있다는 점에, 제도혼재에 따른 대상사례와 같은 예측 불가한 혼란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제도의 병용으로 인한 권리경합의 법률관계는 더 이상 법원의 해 석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입법의 영역에 이미 들어와 있음을 대상사례에서 보여준 소 송의 경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위 대상판결과 배당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임대차보호법이 임 차인 보호에 매몰된 나머지 임차인의 제도병용과 그 남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의 사 각지대가 있다는 점, 내부적으로 실질상 동일성이 인정되는 권리라 하더라도 대외적으 로 그와 같은 양면성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정인 간의 채권관계에 있어서도 제 3자는 대항할 대상만이 아니라 보호의 이익도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물권의 공시 못 153)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2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7조는 ‘미등기 전세’로 표현하고 있다.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