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 법무연구 제10권 (2024. 3.) 어느 낙천가의 초상화(肖像畵)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의뢰인에게 결과를 전했다. “어쩔 수 없지요, 이제부터 잘 되겠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낙천주의자의 언 어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인의 신년 인사 뒤에 정중한 부탁이 이어졌다. “보이스피 싱 사건 상담 가능하시겠습니까?” 개인 사업을 운영하는 분이 군대 간 아들로부터 크리 스마스 무렵에 반가운 메시지를 받고, 의심 없이 응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부대에서 인터넷 주문한 걸 취소하려 하는데 내 통장으로 받을 수 없어서…” 아버지는 입금만 받 는다 하니 무심결에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는 회의에 들어간 것이다. 1시간 후 핸드폰을 보니 화면이 계속 바뀌면서 송금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속한 대응으로 일부는 취소되었 으나, 외국(호찌민) 송금 한 건과 국내 송금 두 건은 막지 못했다. 피해 금액은 크지 않 았으나 자존심을 만회하고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했다. 새해 첫 사건이라는 기대감에, 고개 드는 두려움을 꿋꿋이 넘기로 했다. 국정감사 등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조치가 언급될 때, 혹은 안타까운 대형 참사에 관한 논란이 거듭될 때, 관계 기관 간 유기적 협조의 부족이 지적되곤 한다. 보이스피 싱 사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사기관, 금융기관, 금융감독기관 등의 홈페이지 홍보만 큼 통합적으로 보이스피싱 사건이 처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외 전신문 번역, 금융 거래정보 조회, 사실조회 및 주소보정 등 지난한 소송 진행 과정을 거쳤다. 결국 호찌 민 주소는 ***St. 까지 파악했으나 번지를 알 수 없어 취하해야만 했다. 국내 송금 두 건은 거래시간도 근접하고, 거래장소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거래유형도 비슷하게, **마 켓에서 금붙이를 사고판 것이었다. 재판에서 피고들이 “우리가 피해자”라고 언성을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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