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성 (歡聲) 노경에 접어들면서부터 나의 생활에서 환성을 지 르고 손뻑을 칠 정도의 고린 신나는 일이라곤 별로 없어, 정말 무미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기분 전환을 시켜서 신나는 일을 만들어 볼수는 없을까 하여, 청년시절 부터의 옛 친구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청춘시절에 즐거 웠던 일들을 찾아 회상해 봤는데, 그때는 냉전으로 인한 질곡의 생활이 있은 다음에 전쟁을 겪 었고, 또 그 직후는 전화(戰禍)로 인한 암담하던 시절의 일이여서 별로 신명나던 일이 없다. 그때 일은 이 미 잃어내린 청춘인 것을, ..... 그래서 노래방에 같이 가서 “고향이 고리워도 못 가는 신세/ 저 하늘 저 산아래 아득한 천리” 하고 목청을 돋우어 노래를 불러 보는데, 노래 가사가 오히려 서글퍼 지기만 하기에, 이번에는요새 유행 하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박자가 안맞아도 비 슷하게 나마 불러 봤으나, 이것도 늙은 사람들의 정서 에 감흥을 주지 않아 모두 그만두고 만다. 이런 것이 다 늙은사람의 무디어진 갑정의 탓일 까, 아니면 생활을 즐길줄 모르고 살아온 습관에서 오는것일까. 사람이 살아 가다가 가끔은 무엇에 감동되고 감 격하여 환성을 지르고 코끝이 찡하여 눈물이 고일 정도의 그런 희열의 감정에 젖는 산나는 일이 더러 있어야 살맛을 더할텐데 ..... 고러던 차에 2002 월드컵 축구경기의 개최국으 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국으로 정해졌다. 축구 를 유달리 좋아하는 나는 개최국팀을 비롯하여 전 대회 우승국팀과 세계 지역예선을 통과한 내노라 하는 축구팀들의 각축전을 본다는 것에 신나는 일 이 있지 않을까 하여 큰 기대를 걸고, 그때까지 살 아서 그 경기를 관전할 수 있을까 하고, 2002년의 내 나이를 한번 따져본 후 어쩌면 그 멋전 경기를 볼 수 있겠다 하고 기다렸다. 고렇게 기다리던 2002 월드컵 축구 경기가 5월 31일 서울의 상암경기장에서 개막식과 합께 시작 됐는대 젊은이들은 웅원도 하고 국민의 단합된 힘 을 만방에 보여줘야 할 것이니, 경기장으로 또는 거리의 광장으로 나가야 하겠지만 나는 나이도 있 고 해서 집에서 TV로 보기로 했댜 우리나라는 조 편성 추첩때 행운이 따르지 않아 축구 강호인 폴란드, 포루투갈, 미국과 한 조가 됐 는데, 이것을 보고 모두들 죽음의 조에 들었다고 했다. 고래서 16강전 전출은 생각지도 않았고 조 리그 전에서 고증 한팁이라도 이겼으면 했다. 고리고 지더라도 많은 골을 실점하지 않아야 개 최국의 체면이 설텐데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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