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nInIOI 갑에대판斷想 O 년시절, 7T산자락을 휘감으며 흐르는 오섭천 강물이 맑고 깊은 오월에, 죽서루(竹西樓)* 부근이었던가, 이끼낀 묵은 기와장이 홑어전 돌담아래로 떨어전 작은 감을 주우러 가곤 했었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감끗 안쪽에 조그맣고 신비로운 감이 열려있는 나뭇가지의 감 을자마따지 못하고, 하늘을향해 배꼽을드러내어 떨어져 누운감을주워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생각난다. 3년전 가을, 아내와 나는근산(近山)*산행 하산길에서 우연히 감을 수확하시던 시 골 노인을만나게 되어 감을 두세집 사서 곶감과홍시를 만들어 두고두고 먹었는데, 일마전 아내는 그 일이 생각났던지 그곳으로 감을 사러가자며 졸랐다. 결국, 3년전에 내게 알려준 이름을 떠올려 전화로 안부를 묻고, 며칠후 찾아가 뵈 였더니 기억하고 계시며 받겨주셨다. 할아버지와 인연을 맺은 계기로 앞으로는 매년 감을 사러오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혼괘히 승낙하시면서도 ‘‘감나무는 내닌에도 남아있겠지만 내년에도 내가 납아 있어 계속 감을 팔 수 있을지 모르겠어”라며 혓기 침을 하시 며 혼자말처 럽 중일거 리셨다. 물론 할아머지는 건강이 나빠 보이시지는 않으셨다. 오히려 젊은사람도오르기 어려운감나무에 직집 올라가실 체력도 있었지만, 자연 에 비하여 짧기 그지없는 인간의 불영속성과 그 한계를 지금껏 살아오면서 체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햇빛 낮게 깃드는 가을산닉에서 황혼을바라보면서 인생의 유한합을 한숨으로 뱉어낸 망이었으리라. •• •• 과거 유년시절의 감에 대한나의 시각은 청시(결국은홍시의 또 다른모습)만을바 라보며, 까마득한 미래를 향해 나래짓을 하며 온세상을 마음껏 헤매였건먄, 세월이 홀러 벌써 마흔을 넘긴 지급, 그토록 덟고 단단하던 청시에 의미를 두고 바라보던 시 각은 점차 소멸해 가고, 가을날 서리에 젖어 힘겁게 나뭇가지에 달린 홍시를 문득 떠 올리며 인생의 덧없음과 무상합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대안법무사업외 87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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