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법무사 7월호

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여 재학하시다가 어려운가정형편으로학업을중단하고고향에내 려오라는조부님의말씀에두 말 없이학업을포 기하신아버지. 당시그 고을의지주였던진외가 와 사촌형제들은모두학교를다니던터라그 고 통은더 크셨을터인데, 그와중에도조부님의빚 을 다 갚으신아버지는 45년간의성실한근무를 마치고1967년체신공무원으로서는대통령의“녹 조소성훈장”을받으시고당신이점지해놓으셨는 지도모르는고향신안리선영땅에편안하게묻히 셨습니다. 가난하지만남에게의존하지않고당신에게주 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신 아버지 덕에 우리 형제들은별 어려움없이감사하면서살고있습니 다. 이러한정신적유산이우리아들들에게가풍으 로이어지길바라는마음간절합니다. 이제는 신화처럼 되었지만 역사적인 대장정은 1934년장개석의군대에의해포위망이점점죄어 오자중국남부호남성을출발한십만의홍군들은 칠흑같은어둠의빗줄기를뚫고적진을가로질러 나간것부터시작됩니다. 험난한서부산악을우회하여열여덟개의산맥 을 넘고스물네개의강을건너여러곳의사막과 늪지를 건넜을 때 팔만의 장정이 죽었고 필사의 탈출을거치면서최종적으로연안에도착했을때 그들의꿈이이루어졌습니다. 이로부터, 십여년후인 1945년 서주(西州)근처 의불노하(不老河)의강변에서다섯명의한국인이 벅찬표정으로꿈에도못 잊을조국이있는동쪽 을향해배례를올렸지요. 일본군부대를탈출하고죽을고비를넘긴학병 들, 장준하, 김준엽, 윤경빈등5인. 이들은우리의 임시정부가있던중경(重慶)으로갈 것을 결의하 면서 일본군, 장개석의국민군, 모택동의팔로군 과 신사군그리고일본의앞잡이왕조명군등 각 군벌들의사병들이엉키고뒤엉켜서혼전을벌이 는한치도알 수없는암흑과도같은중국대륙을 돌파하는험난하고절망적인남의나라땅에서의 ‘6000리장정’이시작된것입니다. 그들은시대를비관했지만시대의아픔과고통 을회피하지않았으며시련과자포자기또개인의 안위를떠올리게되는극한상황에서자신의삶을 구해낸것입니다. 그런삶이비범한능력과위인의품성을갖추어 야만가능한것은아니라는것을몸소보여주었으 며일제강점기에태어난이들은‘조국’을빼앗긴 잃어버린 세대였으나역사에서 버림받았다고 생 각했던이들이올곧은삶의주체로다시서는과 정, 그것이바로삶의‘대장정’인것입니다. 최근젊은세대들이이들이걸어왔던역사의현 장을 따라“대륙6000리 장정의길”을 걸어가는 모습과 기행문을 보면서 다음 세대들이 가야 할 이정표를보게됩니다. 대한법무사협회 71 ▶▶ 인생대장정(人生大長征) 이 상 진│법무사(서울중앙회) 동국대법대 겸임교수,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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