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법무사 2월호
72 法務士 2 월호 고교시절 내가 영남예술제(지금의 개천예술제) 한글시 백일장에서장원(壯元)을할 때, 자신은 공부나하는학생이었다하고, 대학에가서비로 소문학서적을탐독하면서본격적으로문학수업 을했다는내용이었다. 그와나와의이런만남의인연이늦게다시시 작하는나의글쓰는인생길에이제부터오래같 이동행이되어지기를바라는마음이간절하다. 그리고그 식장에서나는소설가솔 김상남 형을처음만났다. 나와 같은 연령대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그는 나의손을꼭 쥐면서마치 50년 전의옛 친구를 대하는듯한친근감을느끼게해주었다. 그는일찍이조선일보사와중앙일보사의신춘 문예현상모집에소설부문과동화부문이당선되 어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대표작으로장편아동 소설“꽃댕기”가 있다. 내가 선생이라는 칭호를 쓰지않고형이라고부르는것은이분이처음만 나는자리인데도너무가깝게느껴져서이다. 그리고나와학생시절문학을같이하던친구인 정재필 군과는 진주사범을같이 나왔는데, 그의 누님이며수필가인정혜옥씨의이야기도해주었 고 또, 같은진주사범을나와그 뒤 관계(官界)로 진출한나의친구정재훈형과도교류가있다고 했다. 그런데그는그 자리에서나를깜짝놀라게하 는나에대한기억을하고있었다. 내가고교시절 학생문예작품 현상모집에 입선하여 문교부장관 상인가를받고, 당시학생잡지에도게재된바 있 었던,“담”이라는제목의수필에대한기억이다. 젊은시절짐을싸들고이곳저곳전전하는과 정에, 어쩌다가그때써모아두었던원고와그원 고들이발표되었던간행물들을모두분실하고말 았는데, 지금말하는수필“담”도그런사정으로 이제는영영찾을수가없게되었다. 나는앞으로솔 김상남형과더불어글쓰는 친구가되어서우리들의우정이오래가게되기 를바라고있다. 그날나는선정된작품의당선소감에서 “…짐짓그 길(문학)을피하며살아온내가50 년이라는세월이지나고, 때늦게 무슨마음으로 다시글을쓰려하는지모르겠다. …중략…창공 을 날으는기러기가연못에그림자를남기지않 는다(雁渡寒潭에雁去而潭不留影)는데, 이제와 서살아온삶의흔적을남기는부질없는짓을하 려하는것같다”고내나름대로의넋두리를하 였다. 그렇다고지금까지내가살아온길이결코잘 못 걸어온길이었거나, 이제부터내가가고져하 는이길이반드시바르고지선(至善)의길이라고 는생각지않는다. 사람은다자신이살아온길에 대하여, 그 평가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는법이 다. 내자신도지금까지내가몸담았던분야에서 긍지를갖고내게지워진책무를열심히, 성실하 게 다하면서 살아왔다고자부한다. 그리고앞으 로도그럴생각이다. 다만내 나름대로의새로운 사고와새로이설정하는가치기준에의하여지 금까지의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수정하겠다는의미일뿐이다. 나는이제부터청다이유식형이말한대로“늦 었다고생각하는이순간이이른(早)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잃어버린 태생(胎生)의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여기며 50년 세월의강을건너는사연의 글을써볼까한다. 시상식날만난두인연도나에 게는큰 울이되리라본다. 성 종 화│ 법무사(부산회) 잃어버린‘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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