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1월호
66 法務士 1월호 隨│想 그녀또한중학교 3학년에재학중인외동딸과 단 둘이서 생활을 하였으며, 딸을 맡겨둘 가까운 친척도없었다. 나는 그녀의 조사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녀는 자기가 구속 이되면외동딸을맡겨둘친척이없다는것과딸 애가 중학교 3학년인데, 이번에 4/4분기 등록금 을 납부하지 못하면 퇴학당할 처지인데 이것이 걱정이라고하였다. 나는이말을듣고곰곰이생각해보았다. 그녀의외동딸이중학교라도졸업을하지못하 면 식모살이밖에 더 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 었고적어도중학교라도졸업을하여야만나중에 상급학교에진학할기회가생길것같았다. 그래서나는그녀에게지나가는말정도로등록 금이 얼마인지 물어보았고, 드디어 나는 마지막 등록금을 봉투에 넣어 그녀에게 주면서“아주머 니, 이돈으로딸애등록금을납부하십시오.”라고 하였더니, 한사코받지않겠다고거절을하였다. 나는“아주머니, 변호사법 위반 사건은 나로서 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 주머니의 외동딸의 등록금을 내가 대납을 하여 주어야만 나의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 같습니다. 제발 받아 주십시오.”라고 하면서 억지로 봉투를 그녀의떨리는손에쥐어주었다. 그녀는“제가 죄를 지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만 하지만, 등록금까지 마련해 주는 과장님은 전 날이야기도못들어보았습니다.”라고하면서두 눈에는방울방울이슬이맺히는것이었다. 이 일을 우연히 관내 출입기자가 알고 신문에 미담으로 내겠다고 하였다. 나는 기겁을 하고 기 사화하지못하도록손사래를쳤다. 이 일이 기사화되면 내가 무슨 표창장이라도 타서 승진이라도 빨리 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비 칠수가있어나의심정의순수성이훼손당할수 도있기때문이다. 이 일은 순전히 나 자신을 위로 받으려는 하나 의 보상심리에서 남에게 조그마한 선행을 한 것 이라할수있기도하다. 3 선인들은세월을일러‘無情歲月若流波’라했던가! 그 후 나는 검찰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대구지 방법원에서집행관을하였다. 집행관이라는자리 는아귀다툼의현장을실습하는자리이었다. 매일채권자와채무자사이에는살벌한아귀다 툼의생지옥이전개된다. 마치고기한조각을먼 저 차지하려고‘고양이와 개처럼(cats and dogs)’으르렁댄다. 인간의 본성을 두고 맹자는 性善說을 주장하였 고, 순자는 性惡說을 주장하였는데, 채권자와 채 무자의 피나는 歷程을 보노라면 아무래도 인간의 본성은 성악설이 옳은 것 같고, 현재는‘인간의 본성이 성악설이 맞다’는 것이 학자들의 통설로 되어있다. 인간이 서로 다투는 것을 보노라면, 인간은 이 미 지성적인 존재를 포기하고 추악한 동물적 투 쟁을계속하는一群의동물에지나지않는다. 토마스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인간의 자연상태는 萬人의 萬人에 대한 투쟁상 태(bellum omnium contra omnes)의 세계’라 고 보았으며, 그곳에서의 개인의 생존은‘야만적 이고 더럽고 짧은 것(brutish, nasty and short)'이라고 하여 인간사회의 비천함을 강조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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