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1월호

대한법무사협회 73 ▶▶ 동트는새벽의다뉴브강변을달리다 섬을경계로양분되었던다뉴브강은이지점을기 점으로다시한몸이되어유정하게흐르고있었다. 나는 반환점을 돌아 강을 좀더 가까이에서 관찰 하기 위하여 강기슭의 비포장길로 접어 들었다. 강 물은 흐르는 듯 멈춘 듯 고요한데 아침햇살을 받아 은빛물비늘이되어반짝이고있었다. 강물은 맑고 깨끗하였다. 수초 사이로 자갈과 모 래가 바닥에 깔려있는 것이 보였다. 다뉴브강은 이 이방인에게그속살을드러내고있었다. 오염되지않은강물임을증거하기라도하듯이른 아침부터초로의강태공한명이강가에서낚싯줄을 드리우고있다. 나는 순간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이 투명한 강물 에발을담그고흐르는땀을씻고싶은충동을느꼈 다. 강물에내육신을적시면서五感으로이아름답 고푸른다뉴브강의맨살을체감하고싶었다. 아, 그러나 돌아갈 길이 너무 멀다. 계속 달리자. 나는조금빠른속도로한참을달렸다. 길이가 50미터는 족히 돼보이는 커다란 바지선 한척이강을거슬러오르고있다. 다뉴브강은주변 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물자 수 송로로서의역할도톡톡히하고있는것같다. 요시프 이바노비치의 왈츠곡“다뉴브강의 물결” 로 잘 알려진 다뉴브강은 독일에서 발원하여 그 본 류가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10개국을 거쳐 흑해로 흐 르고 있다. 러시아의 볼가강을 제외하면 장장 2850km에이르는유럽에서가장긴강이다. 나는다뉴브강이오스트리아의수도비엔나시내 를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이 곳 비엔나를 방문하고 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내 눈으로 직접 그 맨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싶지않았다. 그래서나는일정에없던다뉴 브강변달리기를하게된것이다. 시계가 7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다. 1시간 40분이 지났다. 저앞에서남녀한쌍이천천히달려오고있 다. 붉은커플티셔츠를입고정답게얘기를주고받 는 것을 보니 부부인 것 같다. 우리는 함께 아침을 달리는행복한부부라고뽐내기라도하듯달리고있 는 그들이 부러웠다. 그들은 평소 달리기를 통하여 동고동락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달리기를 하 는부부인지도모른다. 나는그들을뒤로하고부드럽게온몸을간질이는 다뉴브강의강바람을즐기면서달렸다. 나는 오늘 동트는 새벽의 다뉴브강변을 달리는 동안우리가살아가는삶의공간은어떤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천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덤 으로얻었다. 삶의 공간으로서의 도시는 그 주인인 인간이 주 눅들지않고따뜻한인간의숨결을느낄수있는인 간의 얼굴을 한 그런 모습으로 인간에게 봉사하는 도시가진정바람직한도시라할수있을것이란생 각을해보았다. 마침내다뉴브섬역에도착하였다. 7시 20분이다. 2시간을 달렸으니 하프마라톤을 뛴 셈이다. 달콤한 피로가 온몸에 밀려왔다. 욕심 같아선 계속 달리고 싶었지만 그만 접기로 하였다. 훗날 이 도도하면서 도 우아한 역사와 음악의 도시 비엔나를 다시 찾게 되면 이 환상적인 다뉴브섬을 종단하기로 다짐하고 전철에몸을실어숙소로향하였다. 김 명 흠│ 법무사(대전충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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