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3월호

72 法務士 3월호 역사 속 명사들과 차 한 잔 (Ⅱ) 수 상 건국초기였던 1950년대는 6.25동난과사회혼 란등으로무척힘들었던시기였다고생각된다. 헐벗고굶주림에시달리던서민들이구원의삶 을 갈구하는 몸부림은 어느 작가의 표현대로 이 미 죽어버린 어미의 마른 젖을 빨아대는 아이에 비유할 만큼 처절했고 또 그토록 허망했었다. 그 런 가운데서도 언제 또다시 6.25와 같은 엄청난 참화가 이 땅에서 재연될런지 알 수 없는 불안은 우리모두에게미리실망을준비하도록줄기차게 강요하고있었다. 그래서일까그때방황하던초라한잔영이떠오 를 때면 부지부식 간에 가슴이 벌떡거리던 것을 억제할수가없다. 이렇듯 그때 그 불안은 분명 이 민족에 잠재된 엄청난좌절이기도했다. 1957년도여름어느날이던가. 대학 재학 중이던 필자는 한참 의욕이 왕성했 던 같은 과 동료 네 사람과 함께 서울 회현동의 모윤숙(시인)선생댁을찾았다. 사실 당초엔 우리들 방문계획에서 비정치인을 배제하기로 했었으나 모 선생님은 시인이면서도 우리정부의UN승인을얻어내는데공헌을하였 을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회의에도 참석하여 국 위를 선양하는 등 그 정치적 역량이 돋보였기 때 문에 결국 방문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우리 가 선생님 댁 2층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예견했 던 대로 선생님의 소탈하면서도 경계가 확실한 듯한단호함에우선매료되지않을수없었다. 인생은 앞만 보고 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보 다는이미흘러가버린과거사에집착하거나거기 에갇혀서살아서도안된다는당부로부터시작된 이야기는 참된 애국의 길에 이르기까지 장장 두 시간여를우리에게흔쾌히할애해주었다. 특히 애국은 고통이 따르는 것으로서 그 길이 비록 고되고 험하다 하더라도 사명을 가지고 투 신해야한다고강조하던부분에이르러서는사뭇 상기되여있었다. 선생님의 말씀 중에 과거에 너무 집착 말라는 이야기는 지난 일에 집착하면 낡은 의식의 간섭 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도 모르는사이에묵은입자가살아나걸그적거려서 현실에서 이상을 실현하는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이해가 되었고 애국을 강조했던 부분에서는세계를향해내달아서국위를선양하 라는간절한소망으로비춰졌었다. 그토록 진솔하고 숭고한 열망이 담긴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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