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6월호

대한법무사협회 71 친구(親舊) 인물은 알 수 없으나 어떤 사람이 외아들을 두었 는데그아들은평소에발이넓어친구가많아매 일같이친구와어울려서주식(酒食)을같이하면 서 하루도 집에 붙어 있을 날이 없기에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을 시험해 볼 요량으로 아들을 불 러서“너는사생(死生)을같이할수있는친구가 많은 모양인데 아비의 친한 친구는 단 한사람이 지만 아버지와는 사생을 도모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친구인데너의친구도그런사람이있느냐” 고 묻자 아들은 서슴없이“그런 친구가 있다”고 하기에“그럼 오늘 당장 너와 나의 친구를 한번 시험해보기로하자”는수의가되어즉시돼지한 마리를 잡아서 거적 대기에 둘둘 말아 싸서 지게 에얹어짊어지고야밤중에아들친구중에가장 친하다고하는친구집에찾아갔다. 아들은친구와만나서하는말이“오늘내가남 과 시비를 하다가 잘못하여 사람을 죽여서 하는 수 없이 시신을 지고 왔으니 자네가 시신을 처리 하고나를좀숨겨주겠느냐”고말하였더니그친 구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노발대발하면서“어서 가라고 큰소리치며 당장 나가지 않으면 내가 살 인자로관가에고발하겠다”고하기에할수없이 물러나서또다른친한친구집을찾아갔다. 그 친구를 만나서 똑같이 말하였더니 그 친구 역시나앞의친구와마찬가지로당장돌아가라고 냉대를하기에또다시제3의친구집을방문하였 으나결과는전기두친구와같이냉대속에되돌 아오게되었다. 그때 아버지는 그럼 이번에는 아비 차례이니 아비의 친구 집에 가보자고 하면서 찾아가서 아 버지가 아들 친구 집에 가서 아들이 말한 이야기 를되풀이하였더니아비친구는서슴없이“어서 집으로 들어오게”하고서는 괭이와 삽을 가지고 와서는 마당 한쪽에 시체를 묻을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아버지는 친구에게 작업을 잠시 멈 추게하고서는“저기거적에쌓여있는것은사람 의 시체가 아니라 삶은 돼지이니 이 고기를 빨리 썰어서술이나내오게.”이렇게이야기를하니그 친구는눈이휘둥그레지며어찌된일이냐고거듭 묻기에 방에 들어가서 술이나 나누면서 이야기 하자고하고서는술잔을기울이면서자초지종사 실대로이야기를하고서는서로가박장대소(拍掌 大笑)를하였다고한다. 집에 와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하기를“보아라 너는친구가그렇게도많지만단한사람너를위해 위난을 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나 나는 단 한사람의 친구뿐이지만 발 벗고 나서지를 않았느 냐?”이렇게 하여 아버지의 말이 옳았다고 인정을 하고서는그로부터아들도열사람의친구보다도단 한사람의 진정한 의리 있는 친구가 중요하다고 하 는것을깊이깨우치게되었다는고사한토막이다. 사실 요즘과 같이 각박한 사회일수록 의리 있 는 진정한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극히 힘드는 것 이다. 그것은 각자의 이해(利害)가 먼저 얽히여 있기 때문이며 특히 친구 간에 재산관계로 인하 여 사이가 벌어졌을 경우는 의리가 상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재물 잃고 사람 잃게 되고 심지어 는끝내원수가되기도한다. 그렇기에 옛 성현 장자(莊子)가 말하기를 이해 관계로 모인 사람들은 곤궁함과 재해를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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