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9월호
대한법무사협회 65 감인대(堪忍待) 여기에서 감인대(堪忍待)에 관한 연원(淵源)을 소개하고자한다.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에 있었던 일인데 어느 임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임금은 평소에 성 질이 워낙 급하고 괴팍하여 시종(侍從)하는 환관 (宦官)을비롯하여여러재상들이그앞에서기만 하면 항상 좌불안석, 안절부절하는 처지인지라 임금도 자신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하루 는 시종자들을 불러서 성질 죽이는 약을 구하여 오라고하는특명을내렸던것이다. 어명을 받은 시종자 한사람이 그로부터 몇 달 동안 전국의 약방을 돌아다니면서 성질 죽이는 약을 구하고자 하였으나 가는 약방마다 그런 약 은 없다고 하기에 실의에 빠져 그만 접고 궁궐로 돌아갈 생각으로 깊은 산골길을 걷다보니 해는 지고 지쳐서 일찍 자고 다음날 일찌기 떠나기로 마음먹고 어느 초옥에 들려 하룻밤을 묵고 이튿 날새벽길을떠나는데저편산골짜기에서갑자기 불빛이훤히보이기에찾아갔더니백발노인이홀 로 있기에 혹시나 하여 용건을 말하였던바 노인 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서는 종이를 접어 봉투 에넣어주면서이것이약이니가져가라고하기에 받아서길을떠나게된것이다. 행길 도중에 궁금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봉투를열어봤더니별다른약은없고종이에“堪 忍待”라고 하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다시 찾아가서 내용을 물어 보려고 그 쪽을 바라 보니 집도 불빛도 온데간데없어서 그대로 떠나 버렸다. 돌아가면서 생각하니 이대로 궁궐에 돌 아가면 약도 못 구하고 영락없이 죽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왕지사 죽을 판이면 생전에 본가에 들려 부인이나 한번 만나볼 생각으로 밤 늦게집에당도하였다. 밖에서들으니어떤남자가자기부인과희희낙 락(喜喜樂樂)하고 있는 음성이 들리기에 순간적 으로 간부(姦夫)인줄 알고 격분하여 부엌칼을 집 어 들고 죽이려고 방에 들어 갈려다가 문득 봉투 에 들어있는 감인대(堪忍待)라고 하는 세 글자가 떠올라 생각을 바꾸고 방에 들어가 본즉 그 남자 는다름아닌자기장인이였던것이다. 부녀간에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을 잠시의 오해 로하마터면장인을죽일뻔했던것이다. 이시종 자는그때서야깊이깨우치고궁궐에돌아가서임 금에게 약대신에“堪忍待”라고 하는 글귀가 들어 있는봉투를진상하였더니왕이묻기를약은어디 에있는가라고하기에그것이바로약이올시다라 고하고서는그동안겪었던사연을자초지종소상 히아뢰였더니왕은무릎을탁치면서정녕이것이 명약이로다하면서크게기뻐하였던것이다. 그로부터 왕은 일체의 성질을 부리는 일도 없 거니와급한마음마저도한결너그러워져서오로 지선정(善政)만을베풀었다고하는고사다. 이것 이 감인대의 내력이다. 이와 같은 고사에서 우리 는 느끼는 바가 적지 않다. 하루를 두고 몇 번씩 이나얼굴붉히고시비를해야할일들이시와때 와 장소에 따라 일어나는 사연(事緣)들이 마음의 스트레스가 되어 울분과 분통이 터져 나와 가슴 을답답하게하고있는것이현실인생사들이다. 그럴때마다우리는완급(緩急)의조절없이생 각나는대로즉흥적으로성질나는대로해치우고 보면 그 결과는 침소봉대(針小棒大)가 되어 호미 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처지가 되고 만 다. 고로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忍耐心)이 라고하는마음의약이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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