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법무사 9월호
절차의불완전성,‘결과’에의해 보상해야‘정의사회’ 민주국가의 사회적 게임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전제되 는 것은 공정한 룰과 공정한 경기이다. 이같이 절차적 공정 성을 배경으로 해서 이루어진 게임의 결과라면 승복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정당한 불만을 토로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정의의 문제를 절차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입장은, 정치적 의제들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나 절차의 관점에서 다루고자 하는 민주주의관과도 친화성이 있다 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정의의 문제에 있어 절차적 측면이 갖는 이같은 일차적중요성을인정한다할지라도그것이정의의필요하고도충분한조건이될수있는지에대해서는다소간의 의문이 제기된다. 자유경쟁 시장이 지속적으로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현상을 우리는 ‘시장의 실패’라 부른다. 그러나 비록 시장이 공정한 배경적 조건 아래 자유롭고 경쟁적으로 운용된다 할지라도 그결과가곧바로정의로움을보장하는것은아니지않은가? 과연 시장의 질서가 그야말로 완전한 공정성을 보장하는 정도로 운용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러우며, 나아가 태 생적, 사회적 불운으로 인해 경쟁시장에 진입할 힘조차 없는 성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따라서 우리는 절차의 공정 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절차의 불완전성을 결과에 의해 보상하기 위해 어떤 조정이 불가피하다 는생각이든다. 공정성은정의의필수적요건이기는하나충분한요소라말하기어렵기때문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정의론자 존 롤즈(John Rawls)의‘정의 원칙’의 특징을 이루는 차등의 원칙, 즉 최소 수혜 자 최우선 고려의 원칙에 주목하게 된다.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균등에 의해 스타트 라인(start line)의 공정 성즉절차적공정성을확보할지라도최소수혜자를위시한불운한성원들의처지를우선적으로배려함으로써사 회적게임의종착점, 즉피니쉬라인(finish line)의조정도긴요한일이기때문이다. 우리는 정의와 관련된 일상어법에서‘공정(公正)’이라는 말과 더불어‘공평(公平)’이라는 말을 쓴다. 공정은 교육이나 취업 같은 인생의 스타트 라인 즉, 절차적 정의와 관련된다면, 공평은 납세나 복지 등 피니쉬 라인의 균 형과 형평, 즉‘결과적 정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지향하는 정의사회는 이 양자 즉, 절차적 공정성 과결과적공평성을모두배려하는그런사회가아닐까. 하지만 이 모든 배려의 바닥에는 우리에게 우연히 주어진 행운과 불운 즉, 태생적 운과 사회적 운을 우리 모두 의 공유자산(common asset)으로 보고자하는바, 운명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정의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고자 하는 직관적 의식이 깔려 있다. 이 모든 운에 대해 내가 한 일은 적고,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이 은혜로움이라 생각한다 면나눔은의무이상의선행이라하기보다는마땅히수행해야할도덕적의무이자지상명령이라는생각이든다. 우리는 복잡하게 얽히는 사회적 연대의 그물망 속에서 알게 모르게 빚지며 살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부채에 대해마땅히상환의의무가있으며, 정의는바로여기에서부터시작되는것이라고생각한다. 권두언 5 우리는정의와관련된일상어법에서 ‘공정(公正)’이라는말과더불어‘공평(公平)’ 이라는말을쓴다. 공정은교육이나취업같은 인생의스타트라인즉, 절차적정의와관련된다면, 공평은납세나복지등피니쉬라인의균형과 형평, 즉‘결과적정의’를의미하는것으로 보인다. 우리가지향하는정의사회는이양자즉, 절차적공정성과결과적공평성을모두 배려하는그런사회가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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