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법무사 12월호

어느새 낟가리 모습은 간데없이 겨끔내기로 서둘러 겉갈이 마친 휑한 들녘엔 찬바람만가득하고 과녁빼기산야는 난벌을 벗어던진 지 이미 오래다 한여름 강팔졌던 개어귀 강물은 쇠잔한 몸으로 거춤거춤 발길을 옮기는데 앙상한 나무초리 위 까치는 한가로이 널뜀하며 한낮 햇살을 즐긴다 잔뜩 웅크린 행인 어깨 위에는 모진 세파 내음이 배어있건만 철없는강아지한마리 감히 무단횡단을 감행하고 있다 쉴틈없이달려온삶 난벌 벗은 나무처럼 우린 봄을 꿈꾼다 •낟가리 : 낟알이 붙은 곡식의 단을 쌓은 더미 / •겨끔내기 : 서로 번갈아 하기 / •겉갈이 : 추수가 끝난 뒤에 논이나 밭을 갈아엎는 일 •과녁빼기 : 조금 떨어져 똑바로 건너다 보이는 곳 / •난벌:나들이옷 / •개어귀 : 강물이나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겨울 엄행렬I법무사(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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