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법무사 5월호

“고러니 법무사님은그저 이혼소장한통만써주시면되어요.” 그간 꽁꽁 감춰 두었던 내밀한 사연들을 하나하나 들춰내면서 부끄러운 듯 잠시 말을주촘하기도하고, 타는가슴에 목이 멘듯울먹거리기도하던 그녀는 그러니까 이미 이혼하기로 결심하고 찾아왔으니 소장만 써달라는 것이었다. 으며 지내온 세월이 50년 아닌가. 고 오랜 세월을 는 더 많은 걸 따지게 됩니다. 주위에 의지할 곳 없어 보내고도 결국 이혼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영 내 외로워질 나이에 , 서로 부앙하고 협조할 부부로서의 마음을 동하게 하지 않았다. 의무를 버리고 갈라서려는 이유가 뭔가 하고 더 꼼꼼히 따져보는 거지요. 그래서 만약 단순한 재산분할만을 ‘‘두 분 모두 일흔을 넘기신 연세신대 조금 더 참 목적으로 한다고 생각될 때는 이혼이 되지 않을 수도 고 사시는 건 어떨까요?” 있습니다. 고렇게 되면 부인께서는 공연한 소송으로 ‘‘참을 만큼 참았어요, 남편은 늘 자기 마음대로였 얻는 것 하나 없이 잃기만 할 수 있어요. 더 이상 남편 어요. 저는 항상 외로웠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죠. 과의 관계 유지도 어려울 수 있고, 자칫 자녀들과도 멀 그동안은 아이들 때문에 살았지만, 10여 년 전에 막 어질 수 있지요. 감당하가 힘든 구설수에 휘말릴 수도 내까지 출가하고 나니 너무 허전하고 더는 못 살겠어 있고, 물론 적지 않은 소송비용도 부담해야 하고요. ” 요 저도 이제는 제 인생을 살고 싶어요. ” ‘‘내 하지만 고러면 지금까지 참아 오신 게 다 허 사가 되잖아요. ’’ 입술을 앙다문 채 말을 듣던 여인의 얼굴에 창백 “고래도 어쩔 수 없어요. 이젠 정말 하루도 더 못 참아요.’’ ‘‘그런데 남편 분의 재산은 얼마나 되나요?” 갤 되는데 • ' 고건 왜 물으세요?”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 문제도 생기기 때문이지 요 저야 부인 말씀처럼 돈 받고 소장 씨드리면 그만 이지만, 이혼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 "재산분할이야 당연하잖아요. 수수료 많이 드릴 한 빛이 들기 시작했다. 돈 받고 소장이나 써주면 될 일을 뭐라고 남의 인생에 왈가왈부 하느냐는 못마땅 한 마음, 거절당하는 불쾌함, 고리고 한편으로는 아 닌 게 아니라 공연히 소송했다가 자신만 잘못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이 동시에 스쳐가는 얼굴이었다. ‘‘그냥 써주면 될 걸 가지고 “ 결국 여인은 이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기품 있 게요. 따지지 말고 그냥 써주세요. 아니면 , 변호사 는 모습으로 문을 들어서던 처음의 모습은 온데긴데없 를 한 분 소개해 주시든가요. ’’ 이 , 돌아선 뒷모습에는 노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또 닥또닥 여인의 발자국 소리가 저만치 멀어진 후에서야 “이혼소송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혼이 되고 재 불현듯, 사납던 기운 뒤로 축 처져 보이던 그녀의 작 산분할이 되는 게 아닙니다. 이혼이란 것이 때로는 한 은 어깨가 떠올랐다. 하여간 이 넓디넓은 오지람이 문 人탑의 생시를 가를 만큼 중요한 것이어서, 재판을 하 제인 게다. 마음속에서 뭉게구름처럼 후회가 일었다. 는 법관들도 충분히 납득이 되였을 때야 비로소 받아들 여주거든요. 더군다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경우에 쩌줄 걸 고랬나·••?' ■ 법무사일기 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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