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법무사 8월호
‘참을인’ 세번이면살인도면한다는데 근래 “더는 못 참겠다”며 매 맞는 아내들이 폭력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에 충격 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4월 19일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50대 여성이 남편을 납치해 삽으로 내리 쳐 살해하고 자신도 목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 는 “아들아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지 않았 는데…” 라는 유서도 남겼다. 또 이어 4월 26일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50대 조선족 여성이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수면제 를 먹여 잠들게 한 후 손발을 묶고 각목으로 때려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그는 새벽에 울면서 파출소로 찾아와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한다. 모두가 부부의 연이 원수 같은 악연이 된 비극이었다. 우리 속담에 “곯아도 젓국이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고 했다. 자식이 아무리 효자라고 해도 속 썩 이는 남편만 못하다는 말이다. 그러던 전통적 가치 관도 사회의 급속한 변화로 순종을 부덕으로 여겼 던 아내의 인내도 이제 폭력 남편에는 더 못 참겠다 고 폭발한 것이다. 그동안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소수 가 정에서 일어나는 내밀한 가정사로 여겨 왔으나 이 제는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남편을 살해한 여인들이 유서나 눈물로 자수 한 것을 보면 자신의 행위를 매우 후회한 듯하다. 그때 조금만 참았다면 서로의 인생을 망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옛말에 “참을 인(忍)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했다. 폭력으로 인한 격한 감정을 참고 조절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참지 못해 인생을 파멸 로 몰아가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억만장자 의 삶도, 절대 권력도 시련이 없는 인생은 없다. 인생은고해, 마침내스쳐지나가리니 옛날 부귀영화를 누리던 페르시아의 한 왕이 신하들에 게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오라는 특명을 내렸다. 신 하들은 인생에 대한 온갖 정의와 철학적 자료와 동서고금 의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총정리 하는데 30년이 걸려 500 권의 책을 만들었다. 왕은 “내 평생 읽어도 다 못 읽겠다. 대폭 줄여라.”고 명 령했다. 신하들은 다시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고 어떤 것이 인생의 본 모습이며 무엇을 가감해야 인생 의 진리를 제대로 설명할까 궁리하다가 20년이 지나 겨우 100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왕은 “역시 너무 많다. 더 줄이라”고 명령했고 그로부터 10년 후 신하들은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무려 60년이 걸려 책이 한 권으로 된 날, 왕은 늙고 병들어 임종 을 맞이하고 있었다. “왕이시여! 이 책 한 권도 못 읽고 가시나이까?” “그래 슬프고 괴롭도다.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가다 참을인(忍)과삶 김 계 수 I 법무사 (서울중앙) 수상 60 『 』 201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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